2027년도 일반·특별회계 7조 7900억 엔 요구… 반도체와 AI 중심 편성
라피더스 추가 출자 1500억 엔 반영… 중요 광물과 화학 원료 다변화 추진
일본 국채 금리 상승 자극 우려… 한국 소부장 공급망 수주 기회와 위협 상존
라피더스 추가 출자 1500억 엔 반영… 중요 광물과 화학 원료 다변화 추진
일본 국채 금리 상승 자극 우려… 한국 소부장 공급망 수주 기회와 위협 상존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인공지능과 반도체 공급망 주도권을 쥐기 위해 대규모 재정 투입을 선언했다.
블룸버그는 31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2027년도 예산안에서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합해 총 7조 7900억 엔(약 72조 4470억 원)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일본의 첨단 산업 육성책은 반도체와 소재 분야에서 경쟁 관계에 놓인 한국 기업들의 수출 전략과 공급망 대응에 파장을 부를 전망이다.
역대 최대 7조 7900억 엔 편성… 첨단 기술 본예산 흡수
일본 경제산업성은 8월 31일 발표를 통해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합산한 2027년도 예산 개산요구액을 약 7조 7900억 엔으로 확정했다.
이는 2026년도 당초 예산인 3조 693억 엔 대비 약 2.5배에 달하는 규모다. 2025년도 보정예산(추경) 2조 2009억 엔을 합산한 총지출 5조 2702억 엔과 비교해도 큰 폭으로 웃돈다. 일본 정부는 보정예산 의존을 줄이고 주요 정책 사업을 본예산에 정례 배치한다는 기조를 세웠다.
경제산업성은 위기관리와 성장 투자를 가속화하기 위해 약 5조 7000억 엔을 배분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신설된 '강하고 풍요로운 일본' 투자 틀에는 약 6조 3100억 엔을 책정했다.
중복 계상분을 조정한 세부 배분안을 보면 인공지능과 반도체, 로봇 분야에 약 1조 9900억 엔을 요구했다. 경제안보와 방위산업 기반 강화에는 약 1조 5500억 엔, 자원 에너지와 녹색 전환(GX) 추진에는 약 1조 9800억 엔을 각각 반영했다.
라피더스 추가 출자·채무보증… 2나노 양산 정조준
경제산업성은 재정투융자를 활용해 정보처리추진기구(IPA)를 거쳐 라피더스에 1500억 엔을 추가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시중 금융기관 대출을 유도하기 위한 320억 엔 규모의 채무 보증을 요구안에 포함했다.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를 통한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 지원 사업에도 약 3700억 엔을 요구했다. 라피더스가 양산 개시를 목표로 삼은 2027년도가 정부 위탁 연구개발 지원의 최종 연도가 된다.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제조와 물류, 간병 현장에 기술을 결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물리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한 멀티모달 기반 모델 개발에 약 9000억 엔을 반영했다. 인공지능 로봇 전략 사업에는 약 3200억 엔을 투입하며, 핵심 연구 거점 정비에도 약 1300억 엔을 요구했다.
경제안보 차원에서 희토류를 비롯한 중요 광물 확보에 약 6800억 엔을 편성했다. 민간 기업의 광산 개발과 자원 비축을 지원해 공급망 충격에 대비하려는 목적이다. 나프타 공급망 안정에는 약 2200억 엔을 새로 요구했다. 콘텐츠 해외 진출에는 1700억 엔을 배정했으나, 손실이 누적된 쿨재팬기구 요구안은 제외했다.
차세대 파운드리 경쟁 격화 속 한국 소부장 공급망 파급
일본 정부의 대규모 재정 투입은 한국 반도체와 소부장 가치사슬에 기회와 위협을 동시에 발생시킨다.
일본 정부가 라피더스를 앞세워 2나노미터 최첨단 파운드리 양산에 성공할 경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는 삼성전자와 수주 경쟁이 불가피하다.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 패키징과 핵심 소재 공급망에서도 한일 기업 간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지는 구도다. 중요 광물 확보 경쟁이 가열되면서 배터리와 전기차 소재를 조달하는 한국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커질 위험도 상존한다.
반면 일본의 공격적인 투자가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같은 고성능 반도체 수요를 자극할 경우 한국 메모리 제조사들이 장기 공급 기회를 넓히는 긍정 경로를 열 수 있다. 양국이 인공지능과 공급망 안정화에서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면 상호 보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이번 대규모 요구안은 연말 국가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재정 건전성 논란과 맞닥뜨릴 가능성이 크다. 재정 팽창에 따른 일본 장기 국채 금리 상승 압력이 거세지는 가운데 최종 예산 조율 결과가 향후 아시아 기술 생태계의 투자 지형을 가를 핵심 잣대로 평가된다. 각국 산업계의 시선이 일본 재무성의 긴축 심사로 쏠리고 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