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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다시 160엔대 하락… 당국 개입 경계감 고조

달러 강세 압력에 엔·달러 환율 160엔대 재진입… 당국 재개입 예상치 161~163엔 지목
한 달간 과거 최대 15조엔 쏟았으나 금리 차 한계 노출… 9월 일은 금리 인상 90% 반영
실질금리 마이너스 장기화로 개입 효과 제약… 韓 원·달러 환율 및 수출 경쟁력 파급
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 지폐를 보여주는 일러스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 지폐를 보여주는 일러스트. 사진=로이터

엔화가 또다시 달러당 160엔 선마저 내주며 미끄러지자 도쿄 외환당국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3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의 매파적 기조에 밀려 엔화 가치가 대미 달러 환율 기준 160엔대 아래로 주저앉았다고 보도하며 시장 개입 경계감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엔저 장기화는 가뜩이나 불안정한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을 키우며 국내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 압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엔화 160엔대 재진입… 당국 재개입 경계감 고조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와 미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맞물리면서 엔화 약세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화 가치가 달러당 160엔대 아래로 밀려나며 일본 외환당국의 실개입 경계감이 시장에 다시 확산하고 있다. 구체적인 실행 시점은 불투명하지만, 시장 스트레이츠지스트들은 급격한 엔저를 저지하기 위한 당국의 1차 방어선으로 161엔을 지목하고 있으며 이어 162엔에서 163엔대 선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 표명 여파로 최근 해외 시장에서는 엔화 환율이 160엔 20전까지 치솟기도 했다.

일본 외환당국은 특정 환율 방어선보다 환율 변동의 속도와 무秩序한 움직임을 더 중요하게 본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왔으나, 심리적 저항선인 160엔 돌파는 정책 대응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과거 최대 15조엔 투입 방어… 9월 금리 인상 90% 반영


일본 외환당국은 이미 막대한 재원을 동원해 방어에 나선 전력이 있으나 구조적 하락 압력을 완전히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일본 재무성 자료를 보면 일본 정부는 7월 30일부터 8월 26일까지 한 달 동안 월간 기준 과거 최대 규모인 15조 3993억 엔을 투입해 엔화 매수 개입을 단행했다. 당시 개입 과정에서 미국은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엔화 매수 공조에 동참했으나, 이후 엔화는 반등분을 상당 부분 반납하며 다시 약세 압력에 직면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전환 속도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스왑 시장은 오는 9월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확률을 90%로 반영하고 있으며 10월까지의 추가 인상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투기 세력인 헤지펀드 역시 정부 개입 직후 매도 잔고를 대폭 줄였으나 이후 다시 포지션을 늘려 2025년 7월 이후 지속해 온 엔화 매도 우위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실질금리 마이너스 한계 지적… 韓 원·달러 환율 파급


환율 방어의 실효성을 두고 시장 전문가들은 단순 시장 개입만으로는 흐름을 반전시키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의 실질금리가 여전히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러 있는 구조적 한계 탓에 외환시장 개입만으로는 일시적인 시간 가치 확보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자금의 국내 회귀를 유도하는 근본적인 정책적 대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 이유다.

이 같은 엔화 약세 장기화와 글로벌 달러 강세 현상은 한국 외환시장과 수출 가치사슬에도 직접적인 파급 경로를 형성한다. 엔화와 원화의 동조화 경향 속에서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국내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미국 및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경쟁하는 국내 자동차·철강·기계 수출 기업의 채산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일본은행의 9월 금리 인상 단행으로 미일 금리차가 축소되고 엔화가 반등세로 돌아설 경우 국내 외환시장의 환율 불안정이 완화되는 긍정적 경로가 열릴 수 있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와 일본 당국의 추가 시장 개입 여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모 시옹 심 OCBC 은행 스트레이츠지스트는 "시장 예상 이상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여지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어 일본은행이 큰 지레움에 직면해 있다"라며 "엔저 흐름을 근본적으로 반전시키려면 자금의 국내 회귀를 유도하는 구조적 대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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