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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교전 재개에 유가 90달러 돌파…호르무즈 긴장 고조

미군 라라크섬 발사대 타격 뒤 이란 보복
세계 원유 5분의 1 통과 핵심 수송로 다시 불안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 아자디 광장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과 이란 미사일 시스템이 함께 담긴 대형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 아자디 광장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과 이란 미사일 시스템이 함께 담긴 대형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이란이 한 달여 만에 직접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90달러(약 12만4000원)를 넘어섰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해협에서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자 공급 차질 우려가 원유시장에 반영됐다.

31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날 이란 남부 호르무즈해협의 라라크섬에 있는 로켓 발사대 2곳을 미군이 공격한 뒤 이란이 요르단의 미군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며 보복했다.

양측의 충돌 소식이 전해지면서 브렌트유 가격은 다시 배럴당 90달러(약 12만4000원)를 넘어섰다.

국제 원유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이번 교전이 호르무즈해협에서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 해협은 이란전쟁 이전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원유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던 핵심 수송로다.

전쟁 이후 선박 통행량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시장에서는 군사적 충돌이 확대되거나 해협 통행이 추가로 제한될 경우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 라라크섬 발사대 타격…이란 즉각 보복


미 당국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라라크섬에서 호르무즈해협에 기뢰를 살포하기 위한 로켓을 발사하려 준비하고 있었다.
미군은 이를 포착한 뒤 발사대 2곳을 타격했다.

IRGC는 공격으로 이란군과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히고 미국에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이후 요르단에 있는 미군기지들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요르단군은 자국 영공으로 들어온 미사일을 요격했다.

미국과 이란이 서로를 직접 공격한 것은 한 달여 만이다. 지난 2월 말 시작된 이란전쟁은 6개월을 넘겼지만 지난달 말 이후 양측의 직접적인 군사충돌은 줄어든 상태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호르무즈해협 국제 수역의 기뢰가 제거됐다며 이란이 새로운 기뢰를 설치하려 할 경우 관련 선박을 파괴하겠다고 경고해왔다.

그러나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 미국도 이란 항구를 대상으로 한 해상봉쇄를 유지하고 있어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원유 공급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 경제제재로 무게 옮기던 美, 다시 군사충돌


이번 교전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대한 압박 수단을 군사공격에서 경제제재로 옮기려던 시점에 발생했다.

미국은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금융기관과 기업까지 겨냥하는 2차 제재를 확대해 이란을 국제 금융시스템에서 고립시키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뷰 장관도 금융기관을 시작으로 이란과 거래하는 기관에 대한 추가 제재를 계속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FT는 다만 “미국이 중국의 주요 금융기관처럼 제재 확대에 따른 파장이 클 수 있는 대상에는 아직 직접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면서 직접적인 군사행동을 줄이려던 상황에서 다시 양측이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원유시장의 불확실성도 다시 커진 셈이다.

FT는 6개월을 넘긴 이란전쟁이 미국 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국제유가를 다시 끌어올릴 경우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 오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이 미국의 라라크섬 공격에 즉각 보복하면서 이번 교전이 제한적인 충돌로 끝날지, 추가 공격으로 이어져 호르무즈해협의 원유 수송을 더 위축시킬지가 국제유가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는 관측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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