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지 인근 건설 반대 70%… 행정명령·주법·조례 등 규제 65건 속출에 뉴욕주도 일시 중단
코스피 25%·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20% 급락… 밸류에이션 부담 속 구조적 리스크 부각
코스피 25%·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20% 급락… 밸류에이션 부담 속 구조적 리스크 부각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전역에서 인공지능(AI) 인프라 핵심인 데이터센터 건설을 반대하는 전방위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지역 자원 고갈과 전기요금 인상에 힘을 모아 저항하는 구도다.
글로벌 증시가 가치평가(밸류에이션) 부담과 레버리지 청산 압력으로 단기 조정 국면에 진입한 상황이다. 이 시점에서 나타난 인프라 확충의 구조적 걸림돌은 투자 과열 논쟁을 증폭시키는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3대 핵심 쟁점 맞물린 반대 여론… 주·지방정부 규제 65건 속출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실시한 최근 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인 10명 가운데 약 7명은 거주지 인근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일을 반대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7월 18일(현지시각) 보도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이 미국인들을 하나로 묶는 이례적인 거부 대상이 됐다고 분석했다.
반대 여론이 정치 성향을 넘어 집단행동으로 번지는 이유는 세 가지 갈등 구조 때문이다.
첫 번째 갈등은 전력망 부담과 이로 인한 가계 전기요금 인상 우려다. 두 번째 갈등은 막대한 양의 냉각수가 유입되면서 생기는 지역 용수 고갈 문제다. 세 번째 갈등은 테크 기업들에게 돌아가는 세제 혜택 대비 지역 주민들이 체감하는 고용 창출 효과가 턱없이 낮다는 불균형 인식이다.
행정명령과 주법, 로컬 조례를 포함해 2025년 이후 미국 주와 카운티 단위에서 도입한 데이터센터 규제는 65건에 이른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에 82%의 표를 던진 텍사스주 힐 카운티는 올해 데이터센터 건설을 금지했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캘리포니아주 몬테레이 파크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뉴욕주는 대형 프로젝트를 일시 중단하는 법안과 조치를 단행하며 규제 전면에 나섰다.
3개의 숫자, 25% · 20% · 37회… 변동성 확대한 글로벌 증시
인프라 병목 리스크와 거품 논쟁은 글로벌 증시의 차익 실현 욕구를 자극하며 변동성을 키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18일 자금 역류 현상을 보도하며 투자자들의 기대치 수정이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시장이 주목하는 세 가지 숫자의 의미는 명확하다.
한국 대표 주가지수인 코스피(KOSPI)는 최고점 대비 25% 급락했다. 이는 단기 급등에 환호하며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쏠렸던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가 부메랑으로 돌아온 후폭풍이다.
미국 뉴욕증시의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지난달 22일 최고점과 비교해 20% 넘게 떨어졌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이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다.
주가 급락으로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사이드카는 올해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7회 발동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연간 기록인 26회를 돌파한 수치다. 이 수치는 시장 변동성이 구조적으로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일본 시장에서도 키옥시아의 신용융자 잔고가 2026년 3월 말 2200억 엔(약 2조 원)에서 최근 1조 엔(약 9조 1735억 원)으로 급증했다. 신용 매물이 쏟아지며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빅테크 전략 변화와 공급 과잉 우려 속 7월 말 실적 발표가 분수령
시장은 단기 급락의 트리거가 된 빅테크의 설비투자(CAPEX) 피크아웃(정점 통과) 신호와 공급 수급 변화를 주시한다. 미국 메타가 자체 데이터센터 건설 대신 외부 클라우드 활용 확대를 검토한다는 소식은 시장에 설비투자 둔화 시그널로 해석되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중국 최대 디램(DRAM) 제조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DDR5 등 차세대 메모리를 중심으로 대규모 증산 투자에 나섰다. 이로 인해 범용 메모리 가격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조정을 본격적인 거품 붕괴가 아닌 건전한 가치평가 소화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팽팽하다. JP모건증권은 AI와 반도체 수요를 떠받치는 펀더멘털 자체는 유효하므로 단기 가격 조정이 끝난 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의 하락 지지선을 6만 3000엔(약 57만 3900원) 수준으로 방어할 수 있다고 본다.
관건은 설비투자 방향성이 아니라 자금 집행의 속도와 지속성이다.
AI 투자 과열 논쟁의 방향타는 오는 7월 말 예정된 메타와 알파벳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쥐고 있다. 이들이 거대 데이터센터 리스크를 딛고 설비투자를 지속할 의지와 비전을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한다면 가치평가 논란은 빠르게 잦아들 수 있다. 반면 투자 속도 조절 징후가 나타난다면 자금 유출과 시장 조정 기간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