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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연준 다음 금리 행보 불확실”…AI 투자와 고용 둔화 사이 관망론

정책은 ‘약간 긴축적’ 평가…인플레 지속·성장 둔화 양쪽 가능성 열어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로이터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다음 금리 행보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관련 투자가 강하게 이어지고 노동시장이 아직 급격히 무너지지는 않았지만 물가 압력이 오래갈 가능성과 성장세가 약해질 가능성이 동시에 남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로이터통신은 데일리 총재가 2일(이하 현지시각) 스페인 산탄데르에서 열린 스페인은행 콘퍼런스에서 현재 미국 통화정책이 “약간 긴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다음 조치가 무엇이 될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 AI 투자 붐이 판단 어렵게 해

데일리 총재가 특히 주목한 변수는 AI다.

그는 AI 관련 기술 투자가 “대단히 강하다”고 평가했다.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소프트웨어,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는 단기적으로 미국 경제의 수요를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문제는 그 효과가 한쪽 방향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AI 투자는 당장 기업 지출과 전력·장비 수요를 키워 물가 압력을 자극할 수 있다. 반대로 시간이 지나 생산성을 높이고 공급 능력을 끌어올리면 물가를 낮추는 힘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데일리 총재는 세계가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반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평가한 뒤 움직여야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 인플레와 성장 둔화 모두 가능


데일리 총재는 연준이 마주한 경로를 두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하나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돼 연준이 물가와 계속 싸워야 하는 경우다. 이란 전쟁 이후 유가 충격은 둔화했고, 이란전쟁 휴전 이후 유가가 내려간 것은 소비자와 경제에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봤다. 하지만 유가 하락만으로 물가 불안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른 하나는 성장세가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다. 기업들이 AI 투자에서 기대한 성과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판단하면 투자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이 경우 미국 경제는 물가보다 성장 둔화와 고용 약화 쪽에 더 민감해질 수 있다.

데일리 총재는 이 두 가능성 가운데 어느 쪽이 우세한지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봤다. 이는 금리 인상이나 동결을 서둘러 선택하기보다 추가 지표를 확인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 고용 둔화에 7월 인상론 후퇴


데일리 총재의 발언은 미국의 6월 고용지표 발표 직후 나왔다.

미국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6월 기준 비농업 부문 고용은 5만7000명 증가에 그쳤다. 시장 예상치를 밑돈 데다 앞선 두 달 수치도 하향 조정되면서 노동시장 냉각 신호가 강해졌다.

이 지표가 나온 뒤 금융시장은 연준의 7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춰 반영했다. 단기 금리선물시장에서는 이달 인상 확률이 20% 아래로 떨어졌고, 9월 인상 가능성도 낮아졌다.

데일리 총재도 이런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물가가 여전히 목표보다 높지만 고용 증가세가 약해지는 상황에서는 연준이 공격적으로 움직이기 어렵다.

◇ 워시의 2% 물가 목표와 같은 선상


데일리 총재는 최근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글로벌 중앙은행 회의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연준이 2% 물가 목표를 포기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들을 “실망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물가가 연준 목표를 웃돈 기간이 길어진 만큼, 새 연준 지도부가 물가 안정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다만 워시 의장 역시 AI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중요 변수로 보고 있다. AI는 단기적으로 수요를 끌어올리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 능력을 확대할 수 있다. 물가에 미치는 방향이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연준의 판단은 더 복잡해졌다.

데일리 총재의 발언은 이런 워시 체제의 기조와 맞물린다는 평가다. 물가 목표는 유지하되 AI와 고용, 유가가 동시에 흔드는 경제 환경에서는 서둘러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겠다는 신호다.

◇ 연준 내부 관망론에 힘 실리나


이번 발언은 연준 내부에서 관망론이 힘을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

데일리 총재는 현재 정책이 완화적이라고 보지는 않았다. “약간 긴축적”이라는 표현은 기준금리가 경제 활동을 일정 부분 누르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현 수준이 물가를 잡기에 충분한지, 또는 성장에 부담을 줄 만큼 강한지는 아직 판단을 유보했다.

연준으로서는 물가가 다시 고착되면 추가 긴축을 검토해야 한다. 반대로 AI 투자 열기가 식고 고용 둔화가 이어지면 금리 인상은 경기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데일리 총재가 강조한 것은 방향보다 속도다. 세계가 빠르게 변할수록 중앙은행은 더 빨리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6월 고용지표가 7월 인상론을 약화시킨 가운데 데일리 총재의 발언은 연준이 당분간 물가와 성장 양쪽 신호를 모두 확인하려 할 것임을 시사한다. 워시 체제의 연준은 물가 안정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AI가 바꾸는 경제 구조를 금리 결정의 핵심 변수로 들여다보게 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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