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내부 일부 인사들, AI 인프라 투자 과열에 따른 공급발 인플레이션 충격 잇달아 경고
'1조 5000억 달러' 자금 집행 속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연 12% 급증… 투자 효율화 진입
'1조 5000억 달러' 자금 집행 속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연 12% 급증… 투자 효율화 진입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의 일부 핵심 인사들 사이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의 생산성 향상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기술 투자가 촉발한 자원 수요가 물가를 도리어 자극한다는 진단이다.
이러한 기류가 정책 판단에 반영될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금리 인하 경로가 지연될 조짐을 보이자, 한국 반도체 수출 전선에도 투자 효율화에 따른 전략 수정이 요구되고 있다.
공급 물가 안정론의 정면 반박… 연준 핵심 인사들의 릴레이 경고음
악시오스(Axios)는 지난 1일(현지시각) 연준 매파 위원들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술 혁신이 공급 능력을 확대해 물가를 낮춘다는 장기 낙관론이 정면으로 반박당하는 양상이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주 연설에서 미래의 막연한 생산성 증가율에 기대어 현재의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려는 통화 정책 수립은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지표의 착시 현상도 논란을 키웠다. 미국 노동통계국(BLS) 발표를 보면 최근 3년간 미국의 노동 생산성 증가율은 연평균 2.4%를 기록하며 2010년대 평균치인 1.5%를 웃돌았다.
그러나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달 29일 레이건 경제 포럼에서 이러한 급증세를 AI 투자와 직접 연결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기업이 기술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전부터 구조적 성장이 시작됐다는 의미다.
세계경제포럼(WEF) 조사에서도 경제학자들은 AI 기반 성과가 전 산업에 가시화하려면 최소 2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1조 5000억 달러 인프라 과열… 공급망 흔드는 전력·원자재 쇼크
연준 위원들이 경계하는 실질적 위기는 공급망 전반에 걸친 전방위적 비용 압박이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지난주 연설에서 AI 인프라 구축 수요가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가격은 물론 건설 노동력과 전기·수도 요금까지 동반 상승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빅테크 기업들이 발표한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 규모는 이미 1조 5000억 달러(약 2274조 원)에 이른다. 대규모 자산 매입과 맞물려 미국 내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매년 12%씩 급증하자 전력 단가 상승이 데이터센터 운영비를 밀어올리고, 이는 클라우드 서비스 가격과 기업 IT 비용 전반으로 전가되며 물가 상방 압력을 확대시키고 있다.
이러한 고전력 인프라 수요 급증은 비용 인플레이션 압력을 구조적으로 고착화시키는 환경을 형성하는 중이다.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는 지난해 말 AI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것이라 주장했으나, 현재 연준 내부 분위기는 과열에 따른 부작용에 더 주목하고 있다. 통화 긴축 기조가 연장될 가능성이 정형화되면서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장기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춰야 한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국내 반도체 공급망 타격 불가피… 철저한 실적 차별화 장세 대비해야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의 인프라 지출이 '절대액 감소'로 돌아서지는 않겠으나, 고금리 장기화 압박 속에서 지출 증가율 자체는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범용 메모리는 경기 민감도에 따라 단기적 가격 탄력성 정체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반면 고대역폭메모리(HBM) 역시 설비투자(Capex) 사이클의 영향을 받지만, 그래픽처리장치(GPU) 및 AI 서버 구조상 탑재 비중이 높아 범용 메모리 대비 수요 탄력성이 낮다. HBM 중심의 인프라 핵심 수요는 구조적으로 유지되므로 철저한 실적 차별화 장세가 전개될 확률이 높다. 미시적인 칩 효율성 개선과 전력 소비 절감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최종 생존자로 남게 된다.
거시경제 변화에 따른 핵심 투자 체크포인트
첫째, 미국 노동통계국의 비농업 부문 생산성 수정치 변화 추이다. 해당 지표가 2.0% 이상을 유지하면 AI의 이익 기여도가 유효한 것으로 보나, 1.0%대로 하락하면 기술 혁신의 착시 가능성이 확대된 것으로 해석한다.
둘째,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의 분기별 설비투자 집행 실적이다. 전분기 대비 지출 규모가 감소세로 전환되거나 가이던스가 하향될 경우, 이는 HBM을 비롯한 국내 반도체 수주 물량의 단기 피크아웃 신호로 판단해야 한다.
셋째, 미국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의 연내 금리 동결 확률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 기준 연내 동결 확률이 60% 이상 고착화될 경우, 성장주 전반에 대한 밸류에이션 압박이 지속될 것임을 암시한다.
투자자들은 자산시장 내 단기 피크아웃 구간에서는 비중 축소로 대응하되, 구조적 수요 훼손 신호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재진입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중장기적인 고성능 칩 구조적 수요는 유지되는 만큼 과도한 공포와 낙관을 모두 경계해야 한다. 거대한 기술 전환기일수록 막연한 내러티브를 걷어내고 차가운 데이터의 정량적 변화에 초점을 맞춰야 자산의 가치를 지킬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