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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환율, 40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 '161.98엔'… 미 증시는 'AI·반도체' 앞세워 반등

엔·달러 환율 장중 161.98엔 터치, 1986년 12월 이후 약 40년 만에 최저치 경신
미국 증시, '매그니피센트 7' 및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 급등하며 기술주 주도 반등
원유는 중동 긴장 속 소폭 상승, 금값은 미·이란 휴전 기대감에 하락하며 원자재 혼조세
일본 엔화 지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엔화 지폐. 사진=로이터

미국 금융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40년 만의 최저치로 곤두박질친 반면, 미국 주식시장은 대형 기술주(빅테크)들의 강한 반등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평화 협상 기대감이 교차하면서 원자재 시장은 유가 상승과 금값 하락이라는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161.98엔 뚫린 '슈퍼 엔저'… 멈추지 않는 달러 강세


29일(현지시각)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 주말 뉴욕 종가 대비 0.15% 하락(엔화 가치 하락)한 1달러당 161.98엔까지 밀려났다. 이는 지난 2024년 7월 기록했던 161.95엔을 넘어선 것으로, 1986년 12월 이후 약 4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오전 뉴욕 시장에서 161.96엔을 기록하며 주요 마지노선을 돌파한 엔화는 오후 들어 낙폭을 소폭 만회하는 듯했으나 결국 161.98엔까지 추가 하락했다.

스코샤뱅크의 숀 오스본 외환전략 책임자는 "엔화가 중요한 심리적 지지선을 하향 돌파함에 따라 일본은행(BOJ)이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넥스의 앤드루 하즐릿 외환 트레이더 역시 "추세가 반전되지 않으면 일본 당국의 외환 개입이 임박했다"면서도 "미·일 간의 구조적인 금리 격차를 해소하지 않는 한 개입은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의 큰 손들도 엔화 반등에 대한 기대를 접고 있다. 씨티그룹 마크로 스트래티지스트들은 5월에 추천했던 '엔화 매수' 포지션을 전량 청산했다. 일본 재무성이 개입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주지 않고 있으며, 최근의 달러 대비 엔화 하락이 엔화 자체의 고유 악재라기보다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나타난 글로벌 달러 강세 트렌드에 기인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나틱시스(Natixis) CIB의 통화 전략가들은 "시장이 이미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기조를 충분히 가격에 반영했다"며 "달러의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며, 엔화 매도 포지션이 과도하게 쌓여 있어 '숏 스퀴즈(공매도 투자자들의 숏커버링으로 인한 급등)'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조정은 매수 기회"… 미 기술주 강력한 반등

미국 주식시장은 대형 기술주들의 주도하에 강한 반등세를 연출했다. 지난주 인공지능(AI) 관련주들이 조정을 겪었으나, AI 투자 붐이 향후 견조한 기업 실적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이 '저가 매수세'를 불러일으켰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 7개 기술주를 뜻하는 '매그니피센트 7' 지수는 2.6% 급등하며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 역시 2.25% 상승했다. 특히 지난주 2025년 4월 이후 주간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단숨에 3.8% 폭등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밀러 타박의 매트 메일리 수석 시장 전략가는 "기술주 섹터가 계속해서 주식 시장의 주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S&P 500 내 기술주의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굳이 시장 수익률을 크게 상회할 필요 없이, 눈에 띄는 하락만 피하더라도 개인 투자자들의 현금 이탈을 막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Cboe 글로벌 마켓츠의 JJ 키나한은 "이번 주는 분기말이자 반기말이 겹쳐 기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비중 조절)으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간헐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유가 오르고 금값은 하락… 엇갈린 원자재 시장


원유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와 미·이란 평화 협상 재개 소식이 맞물리며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은 전장 대비 1.52달러(2.2%) 오른 1배럴당 70.75달러(약 9만 7,600원)에 마감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8월물 역시 1.16달러(1.6%) 상승한 73.15달러(약 10만 900원)를 기록했다. 주말 사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수가 감소한 것이 공급 차질 우려를 키웠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달 30일 카타르 도하에서 이란과의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밝힌 점은 향후 유가의 상방 압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금값은 하락세를 보였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금 선물 8월물은 전장 대비 57.40달러(1.4%) 하락한 1온스당 4038.90달러(약 557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이란 간의 상호 공격 중단 합의가 안전 자산 선호 심리를 약화시켰기 때문이다. 금 스폿(현물) 가격은 한때 1온스당 4000달러 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한편, 미국 채권시장은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리사 쿡 연준 이사 즉각 해임 요청을 기각하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확인해 준 영향으로 장기 금리 안정세에 긍정적인 재료를 얻었다. 유럽 증시는 미·이란 휴전의 불확실성 속에 관망세를 보이며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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