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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하이닉스 하루 12% 증발… 코스피 역대 최대 폭락, 지금 팔아야 하나

AI 반도체 급락 배경과 글로벌 증권가 전망 총정리
마이크론 실적 발표가 반등의 분수령… 골드만·캔터 "목표주가 유지"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들. 사진=연합뉴스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배런스(Barron's), 트레이딩키(TradingKey), IG마켓(IG Markets) 등 23~24일(현지시각) 주요 외신 보도 내용을 종합하였다.
AI 랠리를 이끌어온 글로벌 반도체주가 '고평가·레버리지 청산·연준 금리 인상 우려'라는 삼중 악재에 동시에 노출되면서 23일(현지시각) 코스피가 910.71포인트(9.99%) 폭락,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2% 넘게 무너졌고, 미국 시장에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3% 이상 급락했다. 시장의 시선은 24일(현지시각) 장마감 후 발표되는 마이크론 3분기 실적으로 모인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이 실적이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최대 분수령이라고 보고 있다.

코스피 '블랙 튜즈데이'… 서킷브레이커 두 차례 발동


23일 코스피는 9.99% 하락한 8203.84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12.3%, SK하이닉스가 12.5% 각각 급락했고, 외국인은 5조 7900억 원어치(약 37억 달러)를 순매도했다. 두 종목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구조적 집중이 지수 낙폭을 증폭시켰다.

코스피가 올해 들어 95%나 올랐지만 이날 하루 만에 10% 가까이 빠진 것은 단순한 조정 이상의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삭소 은행(Saxo Bank)의 쾬 후렐베케 전략가는 "알파벳의 핵심 AI 인재 이탈에 따른 경쟁력 불안, 한국 금융 당국의 레버리지 반도체 연계 상품 규제 압박, 그리고 지나치게 빠르게 오른 종목들의 포지션 청산이 동시에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의 12개월 목표를 1만 2000으로 유지했다. 이 목표치는 폭락 수준 대비 37~60%의 추가 상승 여력을 의미한다. 노무라의 전략가는 외국인 매도를 "기계적 청산"으로 규정하며 펀더멘털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이날 11조 1100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역대 최대 '개미 매수'를 기록했다. AI 성장 스토리가 아직 살아있다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은 것이다.

글로벌 증권가 "펀더멘털 훼손 아니다"… 마이크론 실적이 반등 열쇠


바론스의 기술 분석 전문가 프랭크 카펠레리는 "현재와 같은 극단적인 양방향 변동성은 상승 추세와 하락 추세 모두에서 강한 포지션 공방이 벌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AI에 대한 투자자 열정이 단기적으로 의문을 받기 시작한 신호"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월가 주류는 이번 조정을 '구조적 전환'이 아닌 '레버리지 청산에 따른 기술적 조정'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의 피터 김 애널리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업황 사이클 종료의 핵심 신호인 공급 과잉이 "적어도 2~3년은 더 걸릴 것"이라며 이번 충격을 업황 하강이 아닌 디레버리징 이벤트로 규정했다.

시장의 다음 방향을 결정할 결정적 변수는 마이크론의 2026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이다. 마이크론은 24일(현지시각) 장마감 후 실적을 발표하며, 월가 컨센서스는 매출 353억 달러에 주당순이익(EPS) 19.15~19.95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률은 283%에 달할 전망이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C.J. 뮤즈 애널리스트는 목표주가를 1500달러로 가장 높게 제시했으며, RBC캐피털도 AI 수요를 근거로 목표주가를 1200달러로 올렸다. 27명의 애널리스트 가운데 단 한 명도 '매도' 의견을 내지 않고 있다.

마이크론 강세론의 핵심은 고대역폭 메모리(HBM)다. 마이크론은 2026년 HBM 공급 물량이 이미 전량 계약 완료됐다고 공식 확인했으며, HBM4의 수율 상승 속도가 이전 세대인 HBM3E보다 약 두 배 빠르다고 밝혔다.

HBM4는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Vera Rubin) AI 플랫폼에 탑재돼 있어 수요 기반이 탄탄하다.

마이크론은 HBM 시장 전체 규모가 2025년 350억 달러(약 53조 원)에서 2028년 1000억 달러(약 153조 원)로 연평균 4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 목표치 달성 시점이 기존 예측보다 2년 앞당겨질 것으로 내다봤다.

'비싸지 않지만 붐빈다'… PCE 물가와 연준 변수도 주목


이번 급락의 근본에는 'AI 투자 과잉'과 '금리 인상 재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앤드류 슬림먼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에서 "AI 수혜주들은 비싸지 않지만 포지션이 과도하게 쏠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급격한 하락은 오히려 건강한 신호"라고 말했다.

트레이딩키는 "이번 아시아·태평양 시장의 동반 충격은 본질적으로 레버리지 롱 포지션의 구조적 청산"이라며 "AI 기술주 고평가 조정, 미국 반도체주 하락에 따른 패닉, 스페이스엑스의 대규모 채권 발행에 따른 유동성 불안, 그리고 한국 금융 당국의 레버리지 규제라는 네 가지 충격이 동시에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26일(현지시각) 공개되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도 주목받고 있다. 바론스의 펀드스트랫 톰 리는 "연준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더 높게 반영하면서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있으며, 이것이 기술주에 명백한 역풍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레이딩키는 "마이크론의 HBM 가격 결정력과 장기 공급 계약(LTA) 데이터가 이번 실적 발표의 핵심"이라며 "만약 가이던스가 조금이라도 약화된다면 이번 한국·일본 시장의 서킷브레이커 발동이 올해 기술주 중기 고점의 전조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6배, SK하이닉스는 5.3배 수준으로, 닷컴 버블 시기의 고평가 인터넷주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도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

한국 증권가에서는 마이크론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등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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