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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7만 2000선 안착 시도… AI·반도체가 끌고 '슈퍼 엔저'가 밀었다

닛케이 225, 연일 사상 최고치 경신 피로감 속 차익실현 매물 소화하며 강보합 마감
'제한폭 확대' 후지쿠라 단숨에 1만 엔 돌파… 키옥시아·도쿄일렉트론 등 반도체 랠리 지속
1달러=161엔대 환율에 자동차 등 수출주 강세… 닛산은 주총서 사외이사 부결 '거버넌스 쇼크'
도쿄 증시를 나타내는 전광판을 관계자가 살펴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쿄 증시를 나타내는 전광판을 관계자가 살펴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23일 일본 도쿄 주식시장은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의 강력한 상승 모멘텀과 '슈퍼 엔저'라는 거시적 호재가 맞물리며 뜨거운 장세를 이어갔다. 사상 처음으로 7만 2,000엔 고지를 밟은 이후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장중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기도 했으나, 대기 매수세가 지수 하단을 단단히 지지하며 기록적인 강세장을 연출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의 폭발적인 랠리(8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받아 7만 2,000엔대 안착을 시도하며 거래를 마쳤다.

AI가 불어넣은 광풍… 후지쿠라 '상한가', 키옥시아 '초강세'


시장의 맹주 자리는 단연 AI와 반도체 밸류체인이 차지했다. 특히 통신 케이블 및 AI 전력 인프라 관련주로 묶이는 후지쿠라는 이날 시장의 블랙홀 역할을 했다. 전날까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후지쿠라에 대해 도쿄증권거래소가 이례적으로 '가격 제한폭 확대' 조치를 내렸고, 이날 장중 주가는 단숨에 1만 엔 선을 돌파(상한가 기준 1만 165엔)하는 기염을 토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실적 상향 조정이 AI 랠리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특수를 누리며 전날 시가총액 60조 엔을 돌파했던 키옥시아홀딩스 역시 장중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도쿄일렉트론 등 전통의 반도체 장비 대장주들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24일 예정된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실적 발표가 예상을 웃돌 경우, 일본 반도체 섹터에 또 한 번의 거대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0년 만의 161엔대 환율… 도요타 등 수출주엔 '단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환율이 한때 161.90엔대까지 치솟으며 40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한 점도 수출 대형주에는 강력한 호재로 작용했다.

올해 회계연도 기준 환율을 1달러=150엔으로 보수적으로 잡아둔 도요타자동차를 비롯해 혼다, 스바루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막대한 환차익(영업이익 상향)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렸다. 시장에서는 현재의 환율 수준이 유지될 경우 일본 자동차 7개사의 영업이익이 9,000억 엔 이상 상향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다만, 유니티카나 니토리 등 수입 단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는 내수 중심 기업들의 주가는 억눌리는 등 '엔저의 명암'이 뚜렷하게 갈렸다.

닛산 '거버넌스 쇼크' vs 파나소닉 'AI 체질 개선'


개별 기업의 굵직한 이슈들도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이날 열린 닛산자동차 주주총회에서는 회사 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미즈호은행 출신 나가이 모토오 사외이사의 재선임 안건이 부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대주주인 프랑스 르노가 기권 의사를 밝힌 데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이 독립성 훼손을 이유로 반대를 권고한 결과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본 상장사들의 주거래 은행 출신 '낙하산 인사' 관행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오며 닛산 주가는 장중 한때 2.6% 하락했다.

반면, 파나소닉홀딩스는 오사카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데이터센터용 축전 시스템 수요 폭발을 강조하며 주주 달래기에 성공했다. 구스미 유키 사장은 연초 대비 2배 이상 급등한 주가에 대해 "AI 인프라 수요에 기반한 것으로 결코 일회성이 아니다"라고 못 박으며, B2B 첨단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도쿄증시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에 더해 글로벌 AI 테마와 거시적 환율 효과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완벽한 골디락스 장세"라며 "다만 단기 과열에 대한 경계감과 물가 상승으로 인한 일본은행(BOJ)의 매파적(통화 긴축) 전환 리스크는 하반기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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