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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략비축유, 43년 만에 최저 수준

이란 전쟁 공급 차질에 방출 확대…호르무즈 정상화까지 시간 걸릴 듯
미국 텍사스주 프리포트의 브라이언마운드 전략비축유 저장시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텍사스주 프리포트의 브라이언마운드 전략비축유 저장시설. 사진=로이터

미국 전략비축유(SPR)가 40여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원유 공급 차질을 완화하기 위해 비축유 방출이 이어진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합의가 가까스로 시장 불안을 누그러뜨리는 변수로 떠올랐다.

CNBC는 미국 에너지부 자료를 인용해 미국 전략비축유가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각) 기준 3억4030만배럴로 줄었다고 15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 1983년 여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 주 전과 비교하면 약 900만배럴 감소했다.

미국과 이란은 오는 19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합의에 서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원유업계에서는 해협 재개방 이후에도 실제 원유 흐름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비축유 방출에도 재고 압박 계속


원유업계 경영진들은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공급 차질 탓에 글로벌 원유 재고가 빠르게 줄고 있다고 경고해왔다.

닐 채프먼 엑손모빌 수석부사장은 지난달 28일 뉴욕에서 열린 번스타인 주최 콘퍼런스에서 “전례 없는 재고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름철 연료 수요가 정점에 이르는 시기에 재고가 줄면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이란의 합의가 이행되더라도 재고 감소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밥 맥널리 라피단에너지 대표는 “재고 감소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고 이미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가격 상승 압력 측면에서 아직 숲을 벗어났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다. 이란 전쟁으로 이 지역 원유 흐름이 차질을 빚으면서 미국과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은 대규모 비축유 방출에 나섰다.

◇ 미국, ‘최후 공급자’ 역할


미국은 지난 3월 초 전략비축유 1억7200만배럴 방출에 합의했다. 이는 IEA 회원국들이 공동으로 추진한 총 4억배럴 규모의 방출 계획 일부다. CNBC는 이번 조치가 IEA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동 개입이라고 전했다.

맷 스미스 케이플러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는 “미국은 최후의 공급자”라며 “다른 곳에서 물량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모두가 미국에서 원유를 끌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조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략비축유를 방출한 것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전략비축유는 2023년 7월 약 3억4600만배럴까지 줄어든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란 전쟁에 따른 공급 차질이 장기화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도 비축유 방출을 통해 시장 안정에 나섰다. 다만 비축유가 1983년 이후 최저치로 줄어든 만큼 향후 추가 공급 충격이 발생할 경우 미국의 대응 여력도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과 이란의 합의가 예정대로 이행되면 유가 상승 압력은 일부 완화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원유 수송이 정상화되고 글로벌 재고가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결국 이번 합의는 원유시장에 필요한 시점에 나온 완화 신호지만 전략비축유 고갈 우려와 낮은 글로벌 재고라는 구조적 부담까지 즉시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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