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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A "원유 재고 수주 내 고갈"… 호르무즈 봉쇄 에너지 위기

전략비축유 4억 배럴 풀었지만 하루 390만 배럴 공급 차질
3~4월 재고 2억 4600만 배럴 소진… 여름 수요까지 '이중 악재'
브렌트유 배럴당 110달러… 호르무즈 재개 없인 연내 부족 불가피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지 80여 일이 지난 가운데, 국제에너지기구(IEA) 수장이 글로벌 상업용 원유 재고가 "불과 수주 안에 바닥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로이터 통신은 19일(현지시각) IEA 사무총장 파티 비롤(Fatih Birol)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현재 상업용 재고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으며, 수주 분량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하락 속도가 매우 가파르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G7 회의에서 석유의 "물리적 시장과 금융 시장 사이에 인식 격차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면서, 실물 공급 여건이 금융 시장의 가격 반응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3월·4월 두 달 만에 재고 2억 4600만 배럴 증발


IEA가 최근 발표한 월간 석유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확인 원유 재고는 올해 3월과 4월 두 달 동안 2억 4600만 배럴(하루 기준 약 400만 배럴) 줄었다. IEA는 이를 두고 "사상 유례없는 속도의 재고 감소"라고 규정했다.

IEA 5월 석유 시장 보고서는 걸프 산유국들의 누적 공급 차질이 이미 10억 배럴을 넘어섰으며, 하루 1400만 배럴 이상의 원유 생산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비롤 사무총장은 "전쟁 발발 이전에는 석유 시장에 대규모 공급 과잉이 있었고 상업용 재고도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면서 "그러나 전쟁으로 상황이 급변했다"고 설명했다.

IEA는 지난 3월 역대 최대 규모의 전략 비축유 방출을 조율했다. 32개 회원국이 4억 배럴 방출에 합의했으며, 5월 8일까지 1억 6400만 배럴이 시장에 풀렸다. 비롤 사무총장은 이번 방출로 하루 250만 배럴이 추가 공급됐다고 밝히면서도 "전략 비축유는 무한하지 않다"고 못 박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6년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은 하루 평균 1억 517만 배럴로 추정된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4억 배럴의 전략 비축유는 전 세계 소비를 나흘밖에 감당하지 못하는 분량이며, 호르무즈 해협의 일평균 통과량(전쟁 이전 기준 하루 2천만 배럴)과 비교해도 불과 20일 치에 불과하다.

여름 수요 폭증·호르무즈 재개 불투명… 이중 악재


비롤 사무총장은 북반구의 봄 파종 시기와 여름 여행 성수기가 맞물리면서 경유, 비료 원료, 항공유, 휘발유 수요가 동시에 급증할 것이라는 점도 추가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계절적 수요 증가가 이미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재고를 더욱 빠른 속도로 소진시킬 수 있다는 경고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호르무즈 해협이 이달 말까지 사실상 봉쇄 상태를 유지하다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 통행이 조금씩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전쟁 이전 수준의 생산·교역 흐름이 회복되는 시점은 2026년 말이나 2027년 초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5월 보고서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기준 가격이 배럴당 144달러(약 21만 원)까지 치솟았다가 100달러(약 15만 원) 아래로 급락한 뒤 다시 반등하는 등 극심한 가격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 작성 당시 기준가는 배럴당 110달러(약 16만 원) 안팎이었다.

IEA는 2026년 2분기 전 세계 원유 재고 감소 속도가 하루 85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며, 5월과 6월에 감소 폭이 가장 가파를 것으로 내다봤다.

IEA는 이란과 이스라엘·미국 간 전쟁으로 올해 전 세계 원유 공급이 연간 기준 하루 39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수정 전망했다. 이는 종전 예상치인 하루 150만 배럴 감소보다 크게 악화된 수치다.

IEA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물동량 재개가 에너지 공급 압박, 가격 안정,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변수"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해협 봉쇄가 여름 성수기를 지나 장기화 될 경우 국제 유가가 다시 배럴당 120달러(약 18만 원)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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