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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알리바바·BYD까지 겨눴다…'1260H 확대'에 흔들리는 K-공급망

미 국방부 군사 기업 명단 전격 업데이트…AI 3대 거두·EV 선두 무더기 사정권
직접적 자본 거래 금지보다 '디리스킹 신호탄'…선택 압박 비용 급증
미국 정부가 중국의 기술 굴기를 겨냥해 자본시장과 공급망을 동시에 압박하는 전방위 조치에 나섰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정부가 중국의 기술 굴기를 겨냥해 자본시장과 공급망을 동시에 압박하는 전방위 조치에 나섰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정부가 중국의 기술 굴기(崛起)를 겨냥해 자본시장과 공급망을 동시에 압박하는 전방위 조치에 나섰다.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8일(현지 시각) 연방관보를 통해 인민해방군 지원 기업을 뜻하는 '1260H 군사 기업 명단'을 전격 업데이트했다.
이번 개정으로 중국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을 주도하는 알리바바와 바이두 그리고 세계 1위 전기차 기업인 BYD(비야디) 등이 새로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기업들은 군사 연관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어 향후 법적 공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이 지난해 텐센트를 지정한 데 이어 중국의 AI 3대 거두와 모빌리티 챔피언을 동시에 정조준함에 따라 미·중 사이에서 실리를 추구하던 한국 첨단산업의 공급망 관리 비용은 증가하고 있다.

팩트와 신호의 분리…글로벌 자본의 '사실상 이탈 압박'


이번 국방부의 1260H 명단 지정이 미국인 투자자의 지분 매매를 즉각 금지하는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강제매각 의무가 발생하려면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특별지정제재대상(SDN)이나 별도 행정명령(E.O. 13959 계열)으로 연동되어야 한다. 과거 일부 중국 기업들이 지정 이후 소송을 통해 명단에서 제외된 전례도 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글로벌 자본시장에 '사실상의 디리스킹(위험 완화) 신호'로 작용해 강력한 투자 위축 효과를 초래할 염려가 있다. 미국 국방부는 이들 기업의 군사 연구 자금 조달 조사를 강화하고 미국 정부와의 조달 계약을 제한하는 등 간접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워싱턴 정가의 강경한 대중국 기류를 반영한 이번 조치로 인해 서방 자본이 중국 첨단 생태계에서 이탈하는 속도는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K-배터리 단기 반사이익…IRA 규정과 결합된 '삼중 압박'


이러한 탈중국 자본의 흐름 속에서 국내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선두 주자인 BYD의 사정권 진입이 가져올 파장에 주목한다. 북미 전동화 시장 확대를 노리던 BYD에 가해진 안보 제재는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현지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고 격차를 벌릴 '시간차 효과'를 선사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조치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외국 우려 기업(FEOC)’ 규정과 결합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공급망 지속 비용은 급증하게 됐다. 중국산 소재와 부품 배제를 명시한 IRA에 이어 국방부의 안보 규제까지 더해지며 '금융·안보·공급망'의 삼중 압박 구조가 완성됐기 때문이다. 중국 생산 기지를 유지하면서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동남아를 중간지대로 활용하던 국내 자동차·배터리 업계의 3중 전략은 리스크 관리 중심으로의 전면적인 전환 압박을 받게 됐다.

메모리 ‘제2 공급선’ 차단과 AI 인프라의 선별적 단절


이번 명단에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의 핵심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와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도 재등재됐다. 미국 정부가 낸드플래시(YMTC)와 D램(CXMT) 분야에서 중국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대체 공급처로 부상하는 시간표 자체를 지연·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은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기술 격차 유지 가속화라는 과제를 떠안았다.

IT 업계의 AI 동맹 지도 역시 인프라와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선별적 단절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오픈소스나 모델 레벨의 민간 협력은 제한적으로 지속될 수 있으나 알리바바와 바이두가 안보 제재망에 걸려들면서 데이터센터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부문의 공동 연구나 서비스 제휴는 리스크 부담으로 급격히 위축될 전망이다. 글로벌 AI 표준이 미국 주도의 진영별 블록화로 치닫고 있어 국내 생성형 AI 생태계의 전략적 선택 폭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체크포인트


중국발 공급망 리스크와 기술 분절화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자와 산업 관계자가 주목해야 할 3가지 지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 재무부의 추가 금융 제재와 상무부 규제 등재 여부다. 국방부(안보)의 1260H 지정이 재무부(금융)의 투자 금지와 상무부(기술)의 수출통제 명단(Entity List) 추가로 이어지며 제재 3축이 완성되는지 주시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제재가 금융·기술 영역으로 확장되는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둘째, 배터리 핵심 광물의 국산화와 공급망 다변화율이다. 리튬과 전구체 등 핵심 소재의 중국 의존도 감소 추이를 확인해야 북미향 공급망 가치사슬의 탈락 위험을 실질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 확인해야 할 산업 지표는 배터리 3사의 탈중국 광물 조달 비중이다.

셋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투자(CAPEX) 흐름이다. 미·중 기술 분열 속에서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자금이 서방 진영으로 이동하는 추이를 추적해 국내 반도체·클라우드 부품 공급의 방향성을 잡아야 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내 주요 빅테크 4사 장비 발주량을 살펴야 한다.

특히 이번 조치는 투자·기술·공급망을 분리해 대응하던 기존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중 패권 경쟁의 전선이 자본과 가치사슬 전반으로 확장된 지금, 안보가 곧 경제인 시대에서 한국 기업의 선제적 공급망 재편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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