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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짐’서 ‘안보 파트너’로…이란戰이 바꾼 젤렌스키 입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

이란 전쟁 이후 드론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우크라이나가 더 이상 ‘지원 대상’이 아니라 군사 기술 제공국으로 재평가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패전 위기와 자금난에 몰렸던 우크라이나가 이제는 유럽·중동·미국까지 찾는 안보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수개월 동안 걸프 국가들을 잇따라 방문하며 약 200명의 병력을 보내 드론 요격 기술을 시연하고 공동 생산·투자 협정을 추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올해 초부터 유럽 각국에 드론 생산시설을 구축했으며 유럽 군대들도 우크라이나식 드론 전술과 군사 혁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드론 전쟁 시대 주도”

우크라이나는 하루 수천대 규모의 드론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러시아의 병력 우위를 상쇄해왔다.

WSJ는 “러시아의 공세가 상당 부분 둔화했고 우크라이나가 일부 전략 지역을 되찾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산 드론과 미사일은 최근 모스크바 공격에도 활용됐다”고 전했다.

마리아나 베차 우크라이나 외교부 차관은 WSJ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더 이상 단순한 원조 수혜국이 아니다”라며 “세계 안보에 기여하는 국가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도 우크라이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이란 전쟁에 동참하지 않은 데 반발하며 유럽 주둔 미군 감축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연합(EU)은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1050억달러(약 159조4950억원) 규모 지원 패키지를 확정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현대전에서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진 나라가 우크라이나”라며 “유럽이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러시아 압박도 강화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 수위도 높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산업을 총괄하는 올렉산드르 카미신 대통령 고문은 “전쟁을 끝내려면 전장을 적 영토로 옮겨야 한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무기로 이를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방 정보기관 추정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현재 매달 3만명 이상의 병력을 잃고 있으며 이는 신규 충원 능력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경제 악화까지 겹치며 러시아 내부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 드론 전문가 드미트로 푸티아는 “러시아가 우리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병력 규모뿐”이라며 “몇달 전보다 훨씬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도 우크라 기술 필요”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카드가 없다”고 말했지만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4년 동안 러시아군이 사용한 이란제 샤헤드 드론에 대응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요격 경험을 축적했다.

실제로 미군도 우크라이나 전술을 적극 연구 중이다.

브래드 쿠퍼 미국 중부사령관은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로부터 많은 전술과 운용 방식을 배웠다”며 “미군과 동맹국 방어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WSJ는 미국 방산업체들이 미사일 요격체계 공급 부족과 긴 생산 대기에 시달리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한국·튀르키예와 함께 새로운 대안 공급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란 전쟁이 우크라이나에 악재도 안기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이란과 중동 지역 방어에 패트리엇 미사일이 대거 소모되면서 우크라이나 공급 여력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 상승과 러시아 원유 제재 일부 완화도 러시아 경제에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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