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첨단 칩 공급 부족이 성장 발목"… 공급망 병목 공식 시인
삼성 텍사스 공장 극비 실사 착수… 2026년 '2나노 수율'이 수주 분수령
'트럼프 리스크' 대비한 안보 전략… 파운드리 시장 '3강 체제' 재편 가속
삼성 텍사스 공장 극비 실사 착수… 2026년 '2나노 수율'이 수주 분수령
'트럼프 리스크' 대비한 안보 전략… 파운드리 시장 '3강 체제' 재편 가속
이미지 확대보기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핵심 프로세서인 시스템온칩(SoC)을 미국 내에서 생산하기 위해 인텔 및 삼성전자와 초기 탐색적 협의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 임원들은 이미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첨단 공장을 직접 방문해 시설을 점검했으며, 인텔과도 파운드리 서비스 활용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다.
"60% 집중은 위험"… 팀 쿡의 경고, 현실이 된 'AI 칩 기근'
애플이 TSMC 이외의 대안을 찾는 이유는 명확하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칩 공급 부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결합하며 기존 공급망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현재 성장의 주요 제약은 메모리가 아니라 SoC가 생산되는 첨단 노드의 가용성"이라며 공급망 유연성이 한계에 부딪혔음을 공식 인정했다.
실제로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들이 TSMC의 첨단 공정(3nm, 5nm) 물량을 선점하면서 애플조차 원하는 시기에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과 맞물린 '메이드 인 USA' 압박, 대만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은 애플로 하여금 "생산의 60%를 특정 지역에 집중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위험하다"는 과거의 경고를 실행에 옮기게 만든 동력이 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협의가 단순한 가격 협상용 카드를 넘어선 '경제 안보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인텔은 미국 정부로부터 약 360억 달러(약 52조 원)의 투자를 이끌어낸 '국가 챔피언'이며,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에 170억 달러(약 24조 원) 이상을 투입해 북미 거점을 다지고 있다. 애플로서는 공급처 다변화와 동시에 미 행정부의 안보 요구에 부응하는 '일석이조'의 포석을 두는 셈이다.
삼성전자 '10년 만의 탈환' 기회… '2나노 수율'이 운명 가른다
한국 반도체 산업에 이번 소식은 2015년 아이폰6S 이후 끊겼던 애플 파운드리 수주를 재개할 역사적 기회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테일러 공장을 통해 애플의 까다로운 품질 기준을 충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보도 직후 5.44% 상승하며 시장의 기대를 반영했다.
그러나 실제 수주까지는 '수율 검증'이라는 가혹한 관문이 남아 있다. TSMC는 이미 견고한 설계 자산(IP)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삼성은 양산 안정성 측면에서 여전히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테슬라가 차세대 AI 칩 'AI5' 설계를 완료했음에도 대량 주문은 여전히 TSMC에 집중하고 있으며, 삼성은 주로 백업 옵션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보도도 디지타임스에서 나온다.
이런 가운데 애플 임원들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첨단 공장을 직접 방문해 시설을 점검한 것은 수율 달성을 긍정적으로 보고있다는 신호로 여겨진다. 결국 애플의 최종 선택은 2026년 하반기 삼성의 차세대 공정인 'SF2P(2nm)'의 수율 개선 추이에 좌우될 전망이다.
인텔의 부활과 '트럼프 변수'… 재편되는 파운드리 삼국지
미국 증시는 즉각 반응했다. 인텔 주가는 이날 장중 13% 가까이 폭등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리브 부 탄(Lip-Bu Tan) CEO 체제하의 인텔은 미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고 애플이라는 대어를 낚아 파운드리 시장을 TSMC-삼성-인텔의 '3강 체제'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출범 시 인텔과 같은 미국 기업에 대한 파격적인 세제 혜택이 예상된다는 점은 애플의 계산기를 두드리게 하는 요인이다. 애플은 인텔과의 협력을 통해 정치적 보험을 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투자자 체크리스트, 지금 당장 주목해야 할 3가지
첫째, 삼성전자 SF2P(2nm) 수율 추이다. 2026년 상반기 내 양산 안정성 확보 여부가 애플 수주 규모의 핵심 지표다.
둘째, 미국 반도체 보조금 및 관세 정책 변화 여부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집권 여부에 따른 인텔·삼성 텍사스 공장 지원금 변동성을 주시해야 한다.
셋째, TSMC의 단가 방어 전략이다. 독점 체제 균열에 직면한 TSMC가 애플을 붙잡기 위해 제시할 새로운 가격 정책이 업계 수익성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제 반도체는 부품을 넘어 '국가 안보 자산'이다. 애플의 이번 행보는 효율 중심의 글로벌 분업이 저물고 안보와 자국 우선주의가 지배하는 '반도체 블록화' 시대의 서막이다. 한국 반도체가 이 격변기 속에서 '백업 파트너'를 넘어 다시 '퍼스트 무버'로 올라설 수 있을지, 2026년 텍사스발 수주 소식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