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KSS-Ⅲ '2032년 첫 인도' 승부수…獨 TKMS '폭스바겐 불참'에 휘청
102조 GDP 기여·연 2만 5000개 일자리…투자자가 봐야 할 3대 지표는
102조 GDP 기여·연 2만 5000개 일자리…투자자가 봐야 할 3대 지표는
이미지 확대보기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이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를 제치면, 한국 방산은 최초로 나토(NATO) 회원국에 첨단 잠수함을 수출하는 금자탑을 쌓는다.
캐나다 일간 토론토스타는 4일(현지시각) "두 방산 거인이 지난주 최종 제안서 제출을 마쳤다. 마크 카니 총리의 경제 안보 목표에 부합하는 메가 딜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캐나다 탐사보도 매체 IJF는 "최종 후보 두 곳 모두 과거 부패 의혹에 직면한 적이 있다"는 구도 분석을 내놨다. TKMS는 그리스 잠수함 도입 과정의 페로스타알 뇌물 사건에 직접 연루됐고, 한화오션은 회사 차원이 아닌 전신 대우조선해양(DSME) 시절 전직 직원의 도면 유출 사건이 거론되는 정도다.
'확정 가격·확정 납기' 맞불…한화 102조 GDP 기여 카드
한국 컨소시엄이 제시한 기종은 3000톤급 KSS-Ⅲ(장보고-Ⅲ) 배치-Ⅱ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공기불요추진(AIP)을 결합해 3주 이상 잠항이 가능하고, 10셀 수직발사관(VLS)으로 장거리 타격 능력을 확보했다. 한화오션은 4월 29일 수정 제안서에서 자체 추산을 토대로 2026~2044년 캐나다 국내총생산(GDP)에 941억 캐나다 달러(약 102조 원)를 기여하고, 해마다 평균 2만5000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언했다.
납기 일정도 강수다. "올해 안에 본계약을 맺으면 2032년 1번함을 인도하고 2035년까지 4척, 2043년까지 12척 전량 납품을 마치겠다"는 약속이다. 첫 인도 시점이 TKMS의 2034년안보다 2년 빠르다. 특히 캐나다 자동차 부품 제조협회(APMA)와 합작법인을 세워 K9 자주포·장갑차 등 군수 차량을 캐나다에서 생산하는 방안은 트럼프 미 행정부의 25% 자동차 관세로 타격을 입은 캐나다 자동차 산업에 매력적인 유인책이 될 전망이다.
TKMS '212CD'와 정면 격돌…폭스바겐發 균열이 변수
독일 TKMS의 '212CD' 모델은 나토 상호운용성에서 강점을 보이지만, 무장 확장성(VLS 부재)에서 열세다. 결정적인 균열은 산업협력에서 발생했다. 폭스바겐 그룹이 이번 사업 참여에 선을 그으면서 TKMS가 강조해온 '독일 산업 동맹'의 신뢰도에 흠집이 났다. 반면 한국은 LG에너지솔루션의 현지 배터리 공장 등 '실체 있는 협력'을 부각하며 대조를 이룬다.
다만 TKMS도 몬트리올 시뮬레이션 강자 CAE, 퀘벡 마르멘, AI 기업 코히어 등 16개 이상 현지 협력망으로 반격에 나섰다.
'잠수함 잔혹사'의 그림자
거대 계약 뒤에는 어두운 역사가 따라붙는다. 그리스가 2000년 HDW(현 TKMS)와 페로스타알 컨소시엄에서 214급 4척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페로스타알이 그리스 국방장관 등에게 최대 1억 2000만 유로(약 2070억 원) 뇌물을 살포한 사실이 독일·그리스 양국 수사로 드러났다. 페로스타알은 4000만 유로(약 690억 원) 벌금형을, 아키스 초카초풀로스 전 국방장관은 자금세탁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한화오션은 이와 결이 다르다. IJF가 거론한 도면 유출 사건 사안은 한화오션 출범(2023년) 이전 DSME 시절 전직 엔지니어 개인이 대만 측에 도면을 유출한 보안 사고일 뿐, 한국 검찰 수사도 개인 기소에 그쳤다. 회사 차원 부패 혐의는 없다.
또 다른 변수는 분할 발주다. 캐나다 글로브앤메일에 따르면 더그 구즈먼 캐나다 국방투자청(DIA) 청장은 지난달 28일 하원 국방위원회에서 "분할 결정은 해군이 주도해야 할 논의"라고 답했다. 카니 총리는 지난해 가을 단일 함대를 선호한다고 밝혔지만, 미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외교 셈법이 더해지며 'TKMS 6척(대서양)·한화 6척(태평양)' 시나리오가 다시 떠올랐다.
투자자 체크리스트 3선
둘째, 한국 해군 도산안창호함의 5월 말 캐나다 입항이다. 진해를 출항한 KSS-Ⅲ급 1번함이 약 1만 ㎞를 자력 항해해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빅토리아 해군기지에 모습을 드러낸다. 실전 배치 잠수함이 구매국 앞바다까지 자력 항해해 항속거리·내구성을 입증하는 '실물 시연'으로, 평가 막판 결정타가 될 수 있다.
셋째, 한·캐 산업협력 후속 양해각서(MOU) 체결 여부다. 한화오션이 알고마스틸과 맺은 3억4500만 캐나다 달러(약 3740억 원) 강재 공급 계약과 APMA 합작법인은 서명을 마쳤다. 자동차·배터리 분야 추가 MOU가 6월까지 이어져야 '경제적 파급효과' 점수에서 우위를 굳힌다. 반대로 MOU 흐름이 끊기면 분할 발주 압력이 커진다.
1970년대 독일이 그리스에 209급을 수출한 이래 반세기 잠수함 거래의 역사가 남긴 교훈은 하나다. 가장 좋은 잠수함이 아니라, 가장 신뢰받는 파트너가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다는 사실이다. 6월 오타와의 결단이 한국 방산의 글로벌 좌표를 다시 그릴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