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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파업 소용돌이] 항공업계 번지는 노조 리스크…전쟁 변수 위 '이중 부담'

유가·수요 불안 속 쟁의행위 가결…경영 환경 복합 압박
외부 충격 속 내부 갈등까지…협상 변수로 작용
윤용만 기장·대한항공조종사노조 조직쟁의부위원장(왼쪽), 박상모 기장·대외협력부위원장(오른쪽)이 지난달 23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이미지 확대보기
윤용만 기장·대한항공조종사노조 조직쟁의부위원장(왼쪽), 박상모 기장·대외협력부위원장(오른쪽)이 지난달 23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수요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항공업계 경영 환경이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노조 리스크까지 겹치며 비용과 수요, 노사 변수까지 동시에 압박하는 복합 위기 국면이 형성되는 양상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최근 쟁의행위 돌입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80% 찬성으로 안건을 가결했다. 노조는 합병 이후 조종사 근속 서열 제도 적용을 둘러싼 갈등과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 교섭 결렬을 이유로 쟁의행위 수순에 들어간 상태다. 향후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거쳐 쟁의행위권을 확보할 경우 파업이나 태업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노사 갈등의 핵심 쟁점은 합병 이후 인사 체계 정비다. 노조는 단체협약에 명시된 서열순위 제도 유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이를 고유 인사권으로 보고 있어 양측 입장이 맞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준 정립이 지연될 경우 인력 운영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지고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항공 안전과 직결되는 운항 인력 체계 특성상 조종사 조직 내에서 서열과 처우를 둘러싼 혼선이 깊어지면 운항 안정성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사안은 외부 변수와 내부 갈등이 동시에 작용하는 복합 리스크로 평가된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노사 갈등까지 겹치며 항공사 경영 환경이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은 연료비 비중이 높은 구조상 유가 상승이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운임에 이를 반영하기 어려운 특성상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산업이다. 수요 변동성 확대 시 노선 운영과 공급 전략 역시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조 변수는 기업의 대응 여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비용과 수요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노사 갈등까지 겹칠 경우 주요 경영 의사결정이 지연되거나 보수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외부 리스크와 내부 갈등이 동시에 작용할 경우 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외부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내부 갈등까지 겹치면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노조 입장에서는 외부 환경이 협상에서 유리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갈등이 쉽게 봉합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과 같은 외부 변수는 통제하기 어려운 리스크인 반면 노사 문제는 대화를 통해 조정 가능한 영역이지만, 두 요소가 동시에 작용할 경우 협상 자체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노사 갈등 자체가 항공업계 경쟁력을 훼손하는 구조적 변수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교수는 "해외 항공사들도 노조 갈등을 반복적으로 겪고 있어 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노사 갈등은 자본주의 시장에서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항공산업은 공공성이 강한 특성상 불법 파업에 대한 제재가 엄격하고, 서비스 산업 특성상 강경 투쟁보다는 준법 투쟁 형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갈등이 표면화되더라도 일정 수준에서 관리되는 구조라는 평가다.
결국 이번 사안은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 변수와 협상을 통해 조정 가능한 내부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는 구조로, 단기적으로는 경영 부담이 확대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노사 간 협상과 조정을 통해 균형점을 찾아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지현·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unda9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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