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통제권 동맹에 전가하며 안보 지원 중단 시사
안보 책임 전가하는 '미국 우선주의', 유가 폭등 기폭제 우려
해협 봉쇄 8주 지속 시 유가 200달러 돌파, 세계 경제 타격
안보 책임 전가하는 '미국 우선주의', 유가 폭등 기폭제 우려
해협 봉쇄 8주 지속 시 유가 200달러 돌파, 세계 경제 타격
이미지 확대보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란의 미사일 공세로 마비된 호르무즈 해협 상황을 언급하며, "에너지 보급을 받지 못하는 국가들은 직접 해협에 가서 통제권을 빼앗아야(TAKE IT) 한다"라고 정조준했다.
이번 발언은 지난 2월 28일 개전 이후 한 달간 이어진 소모전 속에서 미국의 군사적 부담을 동맹국에 전가하려는 의도를 노골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스스로 싸워라"… 트럼프, 안보 지원 중단 압박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메시지는 단순히 비용 분담을 넘어 동맹국들에 대한 '안보 무임승차론'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린 결과물이다. 그는 "미국은 더 이상 그곳에서 돕지 않을 것"이라며 우방국들에 각자도생을 주문했다.
특히 영국과 프랑스의 비협조적 태도를 강하게 질타하며 사실상 중동 지역에서의 '안보 외주화'를 선언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유럽 내 기류는 싸늘하다. 스페인이 미군 전투기의 영공 통과를 거부하고 이탈리아가 시칠리아 기지 사용을 불허하는 등 나토(NATO) 내부의 균열은 이미 임계치에 도달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러한 지정학적 균열이 에너지 공급망의 구조적 붕괴를 초래해 1970년대 오일 쇼크 이상의 경제적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미국 본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한화 약 6000원)를 돌파하며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의 조급함이 투영됐다는 시각도 우세하다.
배럴당 200달러 돌파 경고… 이란 "재침략 방지 보장하라“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경유하는 핵심 동맥이다.
에너지 시장 컨설팅 업체인 FGE 넥스트ECA(FGE NexantECA)는 이 해협의 봉쇄가 6~8주 이상 지속될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200달러(한화 약 30만 원)라는 미증유의 영역에 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현재 100달러 선에서 움직이는 유가가 순식간에 두 배로 폭등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란 역시 강경 태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달 31일 두바이 연안에서 발생한 쿠웨이트 유조선 '알 살미(Al-Salmi)'호 피격 사건은 해상 물류의 마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유럽연합(EU)과의 통화에서 종전 의지를 내비쳤으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재침략 방지 보장"이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다. 이란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15개 항의 평화안을 전면 거부하고 전쟁 배상금 지급을 최우선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 손실 2000억 달러 전망…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확산
유엔(UN)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인한 중동 지역의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만 2000억 달러(한화 약 300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전 세계적인 고물가와 저성장이 결합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을 촉발하는 뇌관이 되고 있다.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유가 급등과 물류비 상승이라는 '쌍둥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군사적 압박을 통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겠다"라고 밝혔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철수 예고'와 맞물리며 정책의 일관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 책임을 포기할 경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해상 수송로 확보를 위해 막대한 군사·외교적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