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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디지털 초토화' 위기... 이란, 미 빅테크 정조준하며 "경제 보복" 선언

IRGC, 구글·MS 등 데이터센터 명단 공개... "이스라엘 군사 지원 인프라는 정당한 타격 표적"
국내 반도체·IT 업계 '공급망 리스크' 비상... AI 인프라 사업 및 전력 비용 상승 압박 가중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데이터센터 건물이 물리적 공격을 받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으며, 지도와 뉴스 그래픽을 통해 '디지털 초토화' 위기 상황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데이터센터 건물이 물리적 공격을 받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으며, 지도와 뉴스 그래픽을 통해 '디지털 초토화' 위기 상황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지난달 28일 개전 이후 12일째로 접어든 중동 전쟁이 군사적 충돌을 넘어 국가 경제의 중추인 금융과 디지털 인프라를 파괴하는 '인프라 전쟁'으로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스라엘의 금융기관 공격에 대한 맞대응으로 미국 주요 테크 기업과 금융 거점을 정당한 공격 목표로 규정하며 전면적인 보복을 공식화했다.

알자지라(Al Jazeera)는 11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이란이 "적들의 도발로 인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경제 중심지를 타격할 명분이 충분해졌다"고 선언하며 지역 내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망이 전장(戰場)이다"... 이스라엘 금융 폭격에 이란 '강대강' 맞불


이번 사태의 도화선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내 헤즈볼라 연계 금융기관인 '알카드 알하산(Al-Qard Al-Hassan)'을 폭격하며 시작됐다.

이스라엘은 연간 약 7억5000만 달러(약 1조 원) 규모의 헤즈볼라 자금줄을 차단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이란은 이를 민간 경제 체계에 대한 침략으로 규정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하탐 알 안비야(Khatam al-Anbiya) 본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 관련 은행은 이제 정당한 타격 대상"이라며 "지역 주민들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은행 반경 1km 이내에 접근하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실제로 이란 국영 방송은 지난 10일 밤 테헤란의 한 은행 지점이 공격받아 다수의 직원이 사망했다고 밝히며, 이 사건이 '금융 보복'의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음을 시사했다.

글로벌 IT 공급망의 하방 압력... 한국 반도체·클라우드 '컨틴전시 플랜' 가동

이란의 보복 예고는 단순한 엄포를 넘어 글로벌 IT 공급망에 실질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

혁명수비대가 지목한 공격 리스트에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국내기업들의 핵심 파트너사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어, 중동 지역 AI 인프라 사업을 추진 중인 국내 반도체 업계의 긴장감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산업계와 금융권 전문가들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물리적 타격을 입을 경우, 글로벌 AI 연산 및 서비스 마비로 인한 천문학적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최근 이란의 공격으로 일부 미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지며, 현지 진출 기업들은 보안 수위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하고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다.
국내 IT 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긴장에 따른 유가 상승은 결국 전기 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전력 집약적 업종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현재 공급망 경로 다변화와 재고 관리 전략을 전면 재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엔비디아 등 미 빅테크 인프라 정조준... "디지털 경제 인질 삼나“


이란의 보복은 글로벌 디지털 생태계의 핵심인 클라우드 인프라까지 겨냥하고 있다. 혁명수비대 계열 매체인 타스님(Tasnim) 뉴스는 이스라엘 군사 작전에 기술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공격 대상 기업 명단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타격 리스트에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팔란티어(Palantir) ▲IBM ▲엔비디아 ▲오라클(Oracle) 등 글로벌 대표 기업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란 측은 이들 기업의 시설이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일부 걸프 국가에도 분포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전쟁의 범위가 인프라 전쟁으로 확대됨에 따라 타격 대상도 확장됐다"고 강조했다.

이는 상대국의 경제적 생존 능력을 마비시키는 '디지털 초토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민간인 1300명 사망 속 경제 마비 우려... 글로벌 공급망 '하방 압력’


전쟁 12일 만에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란 정부에 따르면 연합군의 공습으로 1만 곳 이상의 민간인 거처가 파괴되었으며, 현재까지 1300여 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주요 석유 저장 시설과 금융 허브를 겨냥한 공방이 지속되면서 인도적 위기와 경제적 고립이 심화하고 있다.

중동 정세 분석가들은 이란이 미 테크 기업의 인프라를 정조준한 것은 디지털 경제 체계를 인질로 삼겠다는 고도의 전략으로 보고 있다.

이는 중동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의 운영 리스크를 극도로 끌어올려 세계 경제에 급격한 하방 압력을 가할 전망이다.

현재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레바논에서도 570명이 사망하고 78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하는 등 중동 전역이 극심한 혼란에 빠져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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