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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전쟁] 중동 전쟁 유가 충격 대비…동남아 ‘주4일 근무·카풀’까지 검토

지난 2019년 2월 26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 펜게랑 통합 석유단지에 있는 정유·석유화학 통합개발 정유공장에서 가스 플레어가 타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9년 2월 26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 펜게랑 통합 석유단지에 있는 정유·석유화학 통합개발 정유공장에서 가스 플레어가 타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재택근무 확대와 주4일 근무, 카풀 장려 등 긴급 대책을 내놓고 있다.

중동산 석유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공급 차질에 대비해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라며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 주4일 근무·재택근무 확대


FT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중동 위기에 따른 에너지 절약을 위해 공무원 출장도 필수적인 경우로 제한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필리핀 대통령실은 일부 공공기관에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하라는 지침도 내렸다.

태국 정부는 대부분 정부 기관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했고 베트남 정부는 기업들에 원격근무 확대와 카풀, 자전거 이용을 장려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연료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연료 보조금 지출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 유가 급등에 재정·성장 압박


동남아시아는 인구 7억명 이상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중동산 석유와 가스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이란 전쟁 이후 국제 유가는 한때 배럴당 119달러(약 17만5000원)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약 90달러(약 13만2000원) 수준으로 내려왔다.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연료 보조금을 지급하는 국가들의 재정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또 인플레이션 압력도 높아져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를 미루거나 오히려 금리를 올려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바클레이스 투자은행의 브라이언 탄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의 모든 부문이 동시에 강하게 성장하는 상황이 아니라 일부 산업만 성장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유가 상승은 많은 국가의 재정에 추가 압박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석유 의존 높은 지역 구조적 취약성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동남아 경제가 지난해 4.5% 성장했으며 올해는 4.4%로 소폭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동남아 국가 가운데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를 제외하면 대부분 석유·가스 순수입국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원유 수입의 약 4분의 1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태국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의 절반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지역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사재기 조짐도 나타났다.

석유 비축량을 보면 태국은 약 95일치 재고를 보유하고 있지만 인도네시아는 약 25일치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동남아 경제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보다 구조적으로 더 안정적인 상황이지만 유가 충격이 지속될 경우 경제 성장과 물가 모두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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