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체포 작전 투입 논란 속 미 국방부 “AI 무제한 사용권” 기업 압박
윤리적 인공지능 표방 ‘앤트로픽’ 정조준한 펜타곤… ‘공급망 위험’ 지정 검토
빅테크 군사 협력의 거대한 변곡점, ‘인간 개입’ 사라진 자율 무기 시대 가시화
윤리적 인공지능 표방 ‘앤트로픽’ 정조준한 펜타곤… ‘공급망 위험’ 지정 검토
빅테크 군사 협력의 거대한 변곡점, ‘인간 개입’ 사라진 자율 무기 시대 가시화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22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 보도와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이끄는 펜타곤은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Supply Chain Risk)’ 대상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통상 화웨이 등 적대국 기업에 적용하던 강력한 제재 카드로, 실리콘밸리 기업을 향한 국방부의 압박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이미지 확대보기‘클로드’의 전장 투입과 앤트로픽의 저항
이번 갈등의 도화선은 지난달 3일 실시된 마두로 체포 작전이었다. 팔란티어 소프트웨어와 결합한 앤트로픽의 기술이 작전 준비에 쓰였고, 이 과정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앤트로픽 측이 기술 오용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며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앤트로픽은 ‘안전과 윤리’를 핵심 자산으로 삼는 기업이다.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에세이를 통해 AI가 통제되지 않은 자율 무기나 대규모 감시 도구로 변질될 위험을 경고했다. 반면, 펜타곤은 “전장에서는 속도가 승패를 가른다”라며, 모든 합법적 목적에 AI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요구하고 있다.
사라지는 ‘인간의 개입’… 가속화되는 AI 군비 경쟁
과거 미군은 AI 기술을 도입하되 반드시 인간 조종사가 개입하는 구조를 유지했다. 2024년 에드워즈 공군기지에서 실시된 F-16 AI 전투기 교전 테스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펜타곤의 현재 방침은 ‘캠페인 기획에서 킬체인 집행’으로의 무게중심 이동이다.
프랭크 켄달 전 공군장관은 “국방부의 기능은 본질적으로 폭력의 행사이며, 여기에 기술을 제공하는 것은 살상을 돕는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군사 행동의 적법성을 감시하던 법률가들을 대거 해임하면서, AI 무기 사용에 대한 내부 견제 장치가 사실상 붕괴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앤트로픽이 ‘공급망 위험’ 명단에 오를 경우, 해당 모델을 사용하는 국내외 방산 파트너사들까지 연쇄 타격을 입는 ‘AI 블랙리스트’ 파동으로 번질 수 있다.
AI 군사화의 의미와 한국 방산에 미칠 파급효과
이번 사태는 단순한 계약 분쟁을 넘어 ‘AI 주권과 윤리의 충돌’이라는 거대한 질문을 던진다. 미 국방부가 민간 기업의 윤리 강령보다 군사적 효율성을 앞세우기 시작하면서, 향후 글로벌 AI 생태계는 ‘안보 우선주의’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현재 ‘K-방산’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AI 탑재 무기 체계를 적극 개발 중이다. 미 국방부가 앤트로픽과 같은 기업을 배제하거나 특정 모델 사용을 강제할 경우, 미국산 AI 프레임워크를 공유하는 한국 방산 기업들도 공급망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
국내 AI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앤트로픽을 압박하는 방식은 향후 한국 정부나 군이 국내 기업과 협력할 때도 유사한 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전례”라며 “기술 통제권의 경계를 어디까지 설정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앤트로픽의 고립은 AI의 자율적 살상권을 허용할 것인가에 대한 글로벌 합의가 부재한 상태에서 국가안보라는 명분이 모든 윤리적 가치를 잠식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