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점유율 54% 압도적 우위 속 미국의 위기… “선체가 아닌 ‘방식’을 수입해야”
HD현대의 로봇 용접·디지털 트윈과 일본의 이중 용도 설계가 혁신의 청사진
HD현대의 로봇 용접·디지털 트윈과 일본의 이중 용도 설계가 혁신의 청사진
이미지 확대보기노후 선박의 적기 교체조차 힘겨워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동아시아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첨단 조선 기술과 효율적인 산업 전략을 자국 조선업 재건의 핵심 열쇠로 주목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각) 내셔널 인터레스트 등 언론과 마이클 윈토리(Michael Wintory) 등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중국은 전 세계 조선 총톤수의 54% 이상을 점유하며 독주하고 있다.
심지어 미군 지원함 중 상당수도 중국 조선소에서 건조된 실정이다. 반면 미국 조선소의 세계 점유율은 단 0.11%에 불과하며,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예산 초과로 군용함 생산조차 차질을 빚고 있다.
◇ 한국의 청사진: AI 기반 자동화와 ‘로봇-인간’ 협업
한국은 전 세계 총톤수의 29%를 차지하는 조선 강국으로, 인력 부족 문제를 첨단 자동화로 돌파한 모델을 제시한다.
HD현대와 한화오션 등 한국의 주요 조선소는 강철을 절단하기 전 가상 세계에서 설계를 시뮬레이션하고 최적화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건조 시간을 최대 30% 단축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HD현대중공업은 독일 NEURA 로보틱스와 협력하여 실제 조선소 현장에 휴머노이드 및 사족 보행 로봇을 투입, 위험하고 정밀한 용접 작업을 대체하는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는 숙련공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 효율을 높이는 실질적인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 일본의 전략: 이중 용도(Dual-use)와 모듈식 설계
일본의 조선소는 평상시 고품질 페리나 로롤(Ro-Ro)선을 생산하지만, 유사시 이들은 즉각 군사 수송이나 물류 지원함으로 재활용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이는 민간 조선소의 수익성을 유지하면서도 국가 비상사태에 대비하는 효율적인 방식이다.
선박을 여러 블록으로 나누어 소규모 조선소들에서 병행 생산한 뒤 조립하는 방식은 건조 속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향후 유지보수(MRO)와 성능 개량 작업을 획기적으로 간편하게 만든다.
◇ 미국의 선택: “동맹국 기술을 국내로 이식하라”
전문가들은 미국이 단순히 선박 건조를 동맹국에 외킹화(Outsourcing)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대신, 트럼프 행정부의 ‘제조업 복귀’ 기조에 맞춰 동맹국의 혁신 방식을 미국 본토로 들여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일 양국과 미국 내에 공동 설계 사무소를 세우고, 동맹국의 엔지니어와 생산 전문가들을 미국 조선소에 배치하여 기술 이전을 가속화해야 한다.
최근 한미 산업 협정의 일환으로 한국 조선사들이 미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MRO) 사업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은 고무적인 신호다. 이를 통해 미국 조선소의 디지털 프로세스를 현대화하는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
◇ 파트너십이 곧 해양 우위다
미국은 동맹국으로부터 한국식 자동화와 일본식 모듈화를 도입함으로써 자국 조선 산업의 회복력을 강화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연합 방위 역량을 공고히 할 수 있다.
결국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법은 단순히 선박의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파너너십과 공동 혁신을 통해 ‘가장 스마트하게 배를 짓는 방식’을 확보하는 데 있다. 그것이 미국이 다시 해양 우위를 되찾는 유일한 길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