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ASML·SK하이닉스 역대급 실적에 'AI 거품론' 힘 잃어...반도체 슈퍼 사이클 다시 왔다

ASML 수주 132억 유로 ‘사상 최고’… SK하이닉스도 2025년 역대 최대 이익 달성
AI 반도체 공급난에 부품 가격 4~5배 폭등, 코스트코 전시 PC 부품 도난 비상
중국, 엔비디아 H200 도입 전격 승인… 2026년 AI 지출 2조5300억 달러 ‘폭발적 성장’
네덜란드 노광장비 기업 ASML은 역대 최대 수주 잔고를 갈아치웠고, 한국의 SK하이닉스는 2025년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하며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강력한 수요를 입증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네덜란드 노광장비 기업 ASML은 역대 최대 수주 잔고를 갈아치웠고, 한국의 SK하이닉스는 2025년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하며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강력한 수요를 입증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억눌렀던 'AI 투자 거품 우려'가 대형 기업들의 실적 수치 앞에서 힘을 잃었다. 네덜란드 노광장비 기업 ASML은 역대 최대 수주 잔고를 갈아치웠고, 한국의 SK하이닉스는 2025년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하며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강력한 수요를 입증했다. 28(현지시각) 알자지라와 CNBC, Wccftech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AI 전용 칩과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극심한 공급 부족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ASML, 4분기 수주 132억 유로 잭팟EUV 장비가 성장을 견인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28일 발표한 실적 공시에서 20254분기 예약 수주액이 132억 유로(2259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전년 같은 기간 기록한 700만 유로(119억 원)와 비교하면 수천 배 이상 폭증했다.

특히 전체 수주액의 절반 이상이 초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에 집중됐다. 대당 가격이 25000만 유로(4279억 원)에 달하는 EUV 장비는 TSMC, 삼성전자, 인텔 등 파운드리 상위 3사가 AI 칩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앞다투어 확보하려는 핵심 장비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고객사들이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중장기 생산 설비 계획을 대폭 상향 조정했다""2026년 매출은 340~390억 유로(581900~6675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사상 최대 실적… 메모리 부족에 부품 도난 범죄까지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실적도 눈부시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하며 주가가 5% 이상 올랐다. 데이터센터와 AI 서버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발하면서 제품 가격이 급등한 것이 실적 개선의 일등 공신이다.

시장의 반도체 수급난은 유통 현장에서 기현상을 낳고 있다. Wccftech 보도에 따르면, 미국 최대 유통체인 코스트코는 진열된 PC 전시 제품에서 램(RAM)과 그래픽카드(GPU)를 따로 떼어내 보관하기 시작했다. 메모리 가격이 평시보다 4~5배 폭등하자, 본체는 그대로 둔 채 내부 부품만 훔쳐가는 사례가 빈번해졌기 때문이다. 일부 절도범은 매장 출입이 자유로운 배달 대행 서비스 쇼퍼로 위장해 강화유리를 깨고 부품을 탈취하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중국의 엔비디아 H200 승인… 글로벌 칩 전쟁의 새 국면


반도체 시장의 또 다른 호재는 중국에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 정부가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텐센트 등 자국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인 'H200'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올해 초 H200의 대중국 수출을 허용하기로 한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에 국산 반도체 사용을 강요하는 대신 엔비디아 제품 구매를 허락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자체 칩 개발만으로는 폭발적인 AI 연산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회복할 기회를 잡았으며, 주가 역시 장 전 거래에서 1.6% 상승세를 보였다.

성장 속 군살 빼기… 효율화와 내실 다지기 집중


장밋빛 전망 속에서도 반도체 기업들은 내실 경영에 고삐를 죄고 있다. ASML은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전체 인력의 4%1700여 명의 감원을 발표했다.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해 엔지니어들이 공정에만 집중할 수 있는 기민한 조직 문화를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투자 자문사 AJ벨의 러스 몰드 이사는 "ASML의 실적은 AI 붐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증명했다""기업들이 인력 감축 등 효율화에 나선 것은 AI 열풍 속에서도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내실을 다지려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기술 시장 분석 기관 가트너는 글로벌 AI 관련 지출이 202625300억 달러(3624조 원), 2027년에는 33300억 달러(4770조 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