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미국 12월 일자리 증가 5만 개 그쳐 '최악'…사무직 채용 한파에 AI 영향

실업률 4.4% 개선에도 화이트칼라 신규채용 얼어붙어
재택근무 협상력 상실한 구직자들 "네트워킹이 생존 열쇠"
미국 고용시장이 2025년 12월 일자리 5만 개 증가에 그치며 팬데믹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실업률은 4.4%로 소폭 개선됐지만 사무직과 전문직 등 화이트칼라 일자리는 냉각되고 있어 2026년 구직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고용시장이 2025년 12월 일자리 5만 개 증가에 그치며 팬데믹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실업률은 4.4%로 소폭 개선됐지만 사무직과 전문직 등 화이트칼라 일자리는 냉각되고 있어 2026년 구직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고용시장이 202512월 일자리 5만 개 증가에 그치며 팬데믹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실업률은 4.4%로 소폭 개선됐지만 사무직과 전문직 등 화이트칼라 일자리는 냉각되고 있어 2026년 구직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최근 마켓워치가 전했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9(현지시간) 발표한 12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비농업 분야 일자리는 5만 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실업률은 전월 4년래 최고치 수준에서 4.4%로 낮아졌지만 2022~2023년 최저치보다는 여전히 1%포인트 높다. 마켓워치 보도에 따르면, 2025년은 팬데믹 셧다운이 있었던 2020년 이후 가장 약한 일자리 증가세를 기록했다.

뱅크레이트의 마크 햄릭 선임 경제분석가는 "125만 개 일자리 증가는 2025년이 팬데믹 이후 가장 약한 고용 성장을 보인 해였음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의료·요식업은 늘고 전문직은 줄고


업종별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미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헬스케어 분야는 21000개 일자리가 늘었고 음식서비스 분야도 27000개가 증가했다. 반면 전문서비스와 기업서비스 분야는 9000개 줄었다.

글로벌 임원 서치 및 컨설팅 회사 콘페리의 마이크 디스테파노 최고경영자(CEO)"우리가 하는 채용 업무 대부분은 성장 계획 때문이 아니라 교체 때문"이라며 "고위급은 임원 고령화로 유지되지만, 중간관리자 하위층과 하위 시장은 여전히 매우 정체돼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은퇴하는 고위 임원은 교체하지만 젊고 경험 적은 직원이 담당하는 하위 직급 채용은 꺼리고 있다는 뜻이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이 개발한 새로운 지표인 'HPW 노동시장 타이트니스 지수'는 최근 장기 평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노동시장이 팬데믹 이후 경쟁 과열 상태에서 정상으로 돌아왔음을 보여준다. 구직자 입장에서는 임금 인상을 받기 어렵고 이직 옵션도 줄었다는 의미다.

AI가 신규채용 가로막아

사무직과 관리직, 전문직 등 지식노동자 일자리 침체는 인공지능(AI)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 기업들이 AI가 업무 방식과 인력 구성을 얼마나 바꿀지 지켜보며 채용을 미루고 있다.

댈러스연방준비은행 분석에 따르면, AI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직종에서 젊은 직원 고용이 가장 크게 줄었다. AI가 대량 해고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화이트칼라 직종의 신규 채용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디스테파노 CEO"2026년에 로봇이 우리 모두를 대체할지 세상이 여전히 파악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정경대 조직행동학과 프리트위라즈 초두리 교수는 "기업들이 초급 직원을 채용해 훈련하지 않으면 미래의 분야 전문가가 누가 될 것인가"라며 "AI는 실제 산업을 이해하는 직원과 짝을 이뤄야만 효과를 낸다"고 강조했다. AI 지식만으로는 부족하고 수행하는 업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채용업체 로버트 하프가 내놓은 현재 구직 시장 안내서는 "이력서와 면접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해 성공적인 해결책을 만들었는지 사례를 강조하라"고 조언했다. 단순히 챗GPT로 슬라이드를 만들거나 이메일 답장을 쓰는 수준으로는 차별화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재택근무 협상력도 사라져


채용 공고가 줄고 자발적 이직도 감소하면서 고용주들이 근무 조건을 정할 수 있는 힘이 커졌다. 리줌빌더 조사에 따르면 8개 기업 중 1개가 2026년 사무실 출근 의무 일수를 늘릴 계획이다.

디스테파노 CEO는 고도로 전문화된 직원은 여전히 유연 근무를 협상할 수 있지만 대부분 직원에게 승진은 이제 가시성과 적응력, 사무실 출근 여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초두리 교수는 "미국 기업들이 유연성을 철회하는 동안 글로벌 기업들은 여전히 원격 근무로 최고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어디서든 일할 수 있다면 스트라이프나 쇼피파이, 유럽 기업에서 일할 수 있다. 그들은 당신이 어디 사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초두리 교수는 사무실 복귀 의무가 받아들일 수 없다면 국내 고용주에 국한하지 말고 해외 기업도 알아보라고 조언했다.

2026년 구직 생존법은 '네트워킹'


디스테파노 CEO"매일 일어나서 '오늘 모르는 사람 15명에게 연락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하라""그런 다음 똑같은 일자리 기회를 찾는 다른 모든 사람과 어떻게 차별화할지 고민하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기술을 성장하는 산업에 적용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금융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회계사라면 병원 청구 부서나 대규모 온라인 배송 업체에 같은 기술을 적용하면 수요가 더 안정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제학자들은 2026년 시장을 붕괴가 아니라 재조정으로 본다. 안정성은 돌아왔지만 기회를 찾기는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2020년대 초반처럼 빠른 이직과 협상력 회복을 바라는 직장인들에게는 실망스러운 해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