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금 매입 러시에 외환보유 구조 대변혁
지난해 금값 60% 급등…'탈달러' 움직임 가속화
지난해 금값 60% 급등…'탈달러' 움직임 가속화
이미지 확대보기각국 정부의 금 보유량이 사상 최초로 미국 국채 보유액에 육박하면서 글로벌 외환보유자산 구성에 중대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미국 금융시스템 노출을 줄이려는 각국 정부의 전략적 선택이 가시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가 7일(현지시각) 발표한 자료를 바탕으로 배런스가 이날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각국이 공식 보유한 금은 9억 트로이 온스(약 2만8000톤)를 넘어섰다.
지난해 11월 30일 기준 금 시세로 환산하면 지난해 11월 30일 기준 금 시세로 환산하면 약 3조8200억 달러(약 5525조 원) 규모다. 같은 시점 외국 정부가 보유한 장단기 미국 국채는 약 3조8800억 달러(약 5612조 원)로 집계됐다.
미 국채 추월 현실화
연말 가격 기준으로 해외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량을 줄이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2025년 말 약 3조9300억 달러(약 5685조 원) 상당의 금을 보유하게 돼 미국 국채 보유량을 추월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국제 금값이 약 60%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금이 최고 투자 자산으로 떠오른 것은 당연한 결과로 평가된다.
칼리시는 "아무도 법정 화폐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금의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썼다. 이는 각국이 달러 가치 하락이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의한 자산 압류 또는 제재 위험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지정학 리스크에 안전자산 선호
금은 안전자산으로서 매력을 입증하고 있다. 뉴욕 상품거래소(COMEX) 등에서 거래되는 가장 가까운 만기일의 금 선물 계약은 지난 6일 1% 상승했고, 5일에는 2.8% 급등했다. 이는 지난 3일 미국이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면서 발생한 불확실성에 대한 반응이다.
글로벌 투자회사 올스프링의 귀금속 부문 책임자 마이클 브래드쇼는 이러한 상승세가 단기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사건들은 금을 보유할 이유는 되지만, 반드시 오늘 금을 사야 할 이유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2024년 중앙은행의 금 순매입량은 약 1086톤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선물거래사 블루라인 퓨처스 수석 시장전략가 필립 스트라이블은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 행보가 1년째 계속되고 있다"며 "금값 상승의 기본 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월가 전망은 엇갈려
금의 장기 추세는 미국 통화 및 재정 정책을 비롯한 다양한 요인에 달려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금의 매력도가 높아지고, 인플레이션이 높아질수록 금의 가치도 상승한다. 미국 달러의 상대적 강세와 중앙은행의 금 매입 지속 여부도 주목해야 할 요소다.
월가 전문가들은 금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UBS는 최근 금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변경했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금값이 연말까지 온스당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금값이 2026년 하락할 것이라는 정반대 전망을 제시했다. 이 기관은 "최근 급격한 가격 상승은 주로 서구권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수요가 주도했으며, 이는 빠르게 사그라들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연준이 시장 반영보다 적은 폭으로 금리를 인하한다면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5년 11월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306억6000만 달러(약 623조 원)로, 이 가운데 금 보유액은 47억9000만 달러(약 6조9200억 원, 104톤)로 전체의 1.1%에 불과하다. 미국이나 독일 등 주요 선진국들이 외환보유액의 60~70%를 금으로 보유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