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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베네수엘라 원유 증산, 마두로 축출에도 수년 걸릴 전망

2011년 7월 28일(현지 시각)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페트롤레오스 데 베네수엘라(PDVSA)가 운영하는 동부 모리찰 지역 유전에서 원유가 밸브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11년 7월 28일(현지 시각)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페트롤레오스 데 베네수엘라(PDVSA)가 운영하는 동부 모리찰 지역 유전에서 원유가 밸브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군사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축출되면서 국제 원유 시장의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이 의미 있게 늘어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정치적 격변은 컸지만 글로벌 석유 공급 구조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은 단기간에 나타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며 블룸버그 통신이 5일(현지 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주말에 벌어진 베네수엘라 정권교체는 지각변동에 가까운 사건이었지만 원유 시장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 하루 생산량 2000년대 초 300만 배럴→현재 100만 배럴 안팎


블룸버그에 따르면 남미 최대 산유국 중 하나였던 베네수엘라는 지난 10여 년간 석유산업 전반이 구조적으로 쇠퇴해 왔다.

베네수엘라는 2000년대 초 하루 약 300만 배럴을 생산했지만 현재 생산량은 그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리비아와 나이지리아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장기간의 투자 부족과 기술 유출, 제재와 관리 부실이 겹치면서 핵심 설비는 노후화됐고 숙련 인력 이탈도 심각했다. 블룸버그는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곧바로 유정이 되살아나거나 수출 인프라가 정상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베네수엘라의 글로벌 원유 공급 비중이 크게 줄어든 탓에 이번 정치적 격변에도 국제 유가는 거의 반응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생산 차질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산유국의 증산으로 충분히 상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올해 공급 과잉”…단기 충격 흡수 가능

현재 원유 시장은 특히 상반기를 중심으로 대규모 공급 과잉 가능성을 놓고 움직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베네수엘라의 단기 생산 감소는 글로벌 수급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브라질·가이아나·캐나다에서 생산이 사상 최고치에 가깝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베네수엘라발 단기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이들 국가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모두 미국의 영향권 안에 있다는 점도 시장 안정 요인으로 꼽힌다.

◇ 외국 자본 유입이 관건…1000억 달러 이상 필요


중장기적으로는 새 베네수엘라 지도부의 선택이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마두로 체포 직후 미국과의 협력을 요청하며 비교적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정치적 전환이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2026년에는 제한적 수준의 증산이 가능하고, 이후 몇 년에 걸쳐 생산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외국 석유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전제돼야 한다.

블룸버그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인프라를 재건하는 데 1000억 달러(약 144조6000억 원) 이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수십 년간 방치된 유전과 정유 시설, 수출 인프라를 다시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 셰브론 주가 급등…시장 기대 반영


장기적인 잠재력을 반영하듯 베네수엘라 사태 직후 미국 석유 기업 주가는 장전 거래에서 강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 정부의 제재를 우회할 수 있는 일련의 허가를 받아 베네수엘라에서 사업을 이어온 셰브론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베네수엘라 생산 변화가 유가에 미치는 위험은 방향성이 불분명하고 무엇보다 규모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단기적으로는 기대보다 시장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지난 주말의 사태가 “글로벌 석유 정치 지형을 재편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실제 공급 증가와 가격 변동은 장기적인 투자와 정치적 안정이 전제돼야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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