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와 시티즌 “유일한 대안” 평가… 6년 내 인도·3주 잠항 능력 부각
건조는 한국, 정비는 100% 캐나다서… 현지화 전략으로 수주 쐐기
건조는 한국, 정비는 100% 캐나다서… 현지화 전략으로 수주 쐐기
이미지 확대보기캐나다 유력 일간지 오타와 시티즌은 10일(현지시각) 한화오션의 차별화된 수주 전략을 상세히 보도했다.
“계약 후 6년 내 인도”… 경쟁사 압도하는 ‘속도’
캐나다 국방부는 현재 운용 중인 4척의 빅토리아급 잠수함이 노후화함에 따라, 이를 대체할 신형 잠수함 12척을 도입하는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를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 해군은 세계에서 가장 긴 해안선과 북극해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장거리 잠항 능력과 은밀성을 갖춘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을 원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이번 제안에서 ‘속도’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정승균 한화오션 특수선 해외사업단장(부사장·예비역 해군 소장)은 “한화오션은 계약 체결 후 6년 이내에 첫 번째 KSS-Ⅲ 잠수함을 인도할 준비를 마쳤다”며 “캐나다 해군이 목표로 하는 2040년보다 5년 앞선 2035년까지 빅토리아급 함정을 모두 대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자신감은 검증된 건조 역량에서 나온다. KSS-Ⅲ 1번 함은 이미 2021년 한국 해군에 인도되어 실전에 배치됐으며, 현재 후속 함정들이 차질 없이 건조되고 있다. 이는 도면상으로만 존재하는 경쟁 모델과는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한화오션은 거제 조선소에서 현재 5척의 해군 함정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으며, 설비 확장이 마무리되는 오는 2028년에는 동시 건조 능력이 8척으로 늘어난다.
‘3주 잠항’ 기술 격차 과시… 운영비 1조 원 절감 효과
한화오션이 제안한 KSS-Ⅲ는 디젤-전기 추진 방식임에도 핵추진 잠수함에 버금가는 잠항 능력을 자랑한다. 핵심은 리튬이온 배터리와 공기불요추진체계(AIP)의 결합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수중에서 배터리를 충전하며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현존하는 재래식 잠수함 중 최장 수준인 3주 이상 잠항이 가능하다.
정 단장은 “빅토리아급을 조기에 퇴역시키고 KSS-Ⅲ로 교체하면, 캐나다 정부는 노후 함정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을 약 10억 캐나다달러(약 1조 원)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예산 효율성을 중시하는 캐나다 정부에 매력적 제안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비 일감 100% 캐나다에”… 파격적인 현지화
한화오션은 단순한 함정 판매를 넘어 캐나다 방위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파격적인 현지화 전략도 내놨다. 전체 사업비(유지·보수 포함 약 1000억~1200억 캐나다 달러 추산) 가운데 건조 비용(20~25%)을 제외한 나머지 운영유지(MRO) 사업을 100% 캐나다 기업과 협력해 현지에서 수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한화오션은 밥콕 캐나다(Babcock Canada), PCL 건설 등 캐나다 현지 유력 기업 10여 곳과 이미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캐나다 대서양과 태평양 연안 두 곳에 잠수함 정비 시설을 짓고, 예비 부품까지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기술을 이전한다는 방침이다.
정 단장은 “진정한 주권은 함정 유지 보수 능력을 스스로 갖추는 데서 나온다”며 “한화오션은 유지·정비 서비스의 100%를 캐나다 현지에서 수행하겠다고 확약한 유일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강철 또한 캐나다산을 구매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승조원 1000명 교육 지원… 韓-加 경제 협력의 새로운 모델
한화오션은 최대 1000명에 이르는 캐나다 해군 승조원을 대상으로 교육 훈련을 지원할 계획이다. 캐나다 해군이 한국 해군의 실제 함정에서 미리 훈련받고, 신형 잠수함이 도착하는 즉시 작전에 투입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전이 단순히 방산 수출을 넘어 한국과 캐나다 간의 포괄적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 단장은 “KSS-Ⅲ 인도는 양국 간의 경제 협력을 확대하고, 급변하는 무역 환경 속에서 파트너십을 다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