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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뉴삼성 첫 단추…삼성전자, AI·반도체 중심 인사 강화

사장 임명 1명인 반면 임원 인사 인원은 지난해 대비 30명 가량 증가
AI·반도체·로봇 등 삼성전자의 신사업 인력 대폭 승진…기술중시 기조 엿보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UAE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UAE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회장이 추진하는 뉴삼성이 올해 정기 인사에서 기술 초격차와 미래 리더 전진배치를 중심 기조로 구체화됐다. 삼성전자는 주요 직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AI와 반도체, 로봇 등 미래기술 성과 인력을 대폭 중용하며 뉴삼성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5일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정기 인사는 조직 안정과 성과 보상을 균형 있게 반영한 조정으로 요약된다. 지난해 대비 승진자는 늘어났지만 핵심 직책의 변화는 최소화됐고, 미래기술 분야의 인재 전진배치가 두드러지며 이 회장이 뉴삼성 방향성을 실질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과 공급망 변수, 미중 갈등 등 대외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급격한 인사 변동을 지양하고 성과 중심 체계를 강화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올해 정기 인사는 △부사장 51명 △상무 93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 등 총 161명이 승진했다. 윤장현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 부사장은 디바이스경험부문 CTO 사장 겸 삼성리서치장에 선임됐다. 사장 승진은 1명에 그쳤다. 사장단 인사의 변동 폭을 최소화한 것은 안정 기조를 우선시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왼쪽부터)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MX사업부장과 전영현 DS부문장 겸 메모리사업부장.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MX사업부장과 전영현 DS부문장 겸 메모리사업부장. 사진=삼성전자

주목을 받았던 노태문 DX부문장 겸 MX사업부장은 부회장 승진 대신 직무대행 명칭만 해소하는 데 그쳤다. 당초 사업지원TF의 사업지원실 격상과 함께 대폭적인 인사개편이 점쳐졌던 기존 관측과 달리, 실제로는 제한된 범위의 조정에 머물렀다. 이는 상반기까지 이어졌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된 가운데 조직 안정성을 우선한 조치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반면 부사장 이하 실무 인력은 대폭 승진했다. 삼성전자 임원 승진 규모는 2024년 143명, 2025년 137명으로 감소세였으나 올해 161명으로 증가해 흐름이 반전됐다. 승진자는 AI, 반도체, 로봇 등 삼성전자가 집중하는 미래 성장축에서 두드러졌다. 특히 AI 인프라 경쟁이 가속되는 상황에서 데이터 지능화, 생성형 AI, 로봇 플랫폼, 고대역폭메모리(HBM), D램과 파운드리 공정 등 핵심 기술 성과가 인사에서 우선 반영됐다. 이는 기술 기반의 뉴삼성 전략을 조직 전반에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하게 드러낸 조치로 평가된다.

올해 초까지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경기 둔화와 파운드리 부진 등으로 위기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지난해 인사에서 DS부문 직할체제를 강화하고 미국 미주총괄을 파운드리 사장으로 보임하는 등 변화를 단행했다. 이러한 조정이 효과를 내면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매출 회복과 함께 3분기 영업이익 12조1661억을 기록하는 등 실적 반등을 이뤘다. 파운드리 부문도 테슬라와 애플 등 글로벌 고객사 수주 확대를 통해 적자 폭을 빠르게 축소하고 있다.

초격차 기술 인재에 대한 신뢰도 이번 인사에서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사업부에서 차세대 D램과 6세대 HBM 개발을 주도한 이병현 D램 PA2그룹장(부사장)을 48세의 젊은 나이로 부사장에 승진 보임했다. 여성 최초로 생산법인 구매 주재를 맡은 이인실 상무, 글로벌 인재 제이콥주 부사장 등도 성과 기반 인사 기조를 상징하는 인물로 꼽힌다. 성별과 국적보다 성과와 성장성을 기준으로 하는 인사 철학은 뉴삼성의 핵심 원칙과 맞닿아 있다.
삼성전자의 이번 정기 인사는 사장단의 급격한 변화 없이 실무 중심의 실행 라인을 재정비하며 안정 속 변화를 택한 것으로 정리된다. 동시에 AI와 반도체, 로봇 등 삼성전자가 미래 한국 산업의 경쟁력으로 제시한 분야에서 성과를 낸 인재를 전진 배치하며 기술 중심의 뉴삼성을 향한 기반을 더 단단히 하는 조치가 됐다.

윤장현 DX부문 CTO사장.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윤장현 DX부문 CTO사장. 사진=삼성전자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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