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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제미나이 3' 공개에 알파벳 주가 사상 최고치 경신... "GPT-5.1 넘고 AI 패권 탈환"

제미나이 3, 코딩·추론서 오픈AI 압도... 월가 "구글이 다시 기술 주도"
알파벳 시총 3위 마이크로소프트 턱밑 추격... '풀스택 AI' 전략 통했다
7월 대비 사용자 44% 폭증... 韓 시장서도 '구글 생태계' 업고 지각변동 예고
1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글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1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글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최신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 3(Gemini 3)'를 앞세워 인공지능 시장의 판도를 뒤집고 있다. 기술적 우위 논란을 잠재우고 경쟁사인 오픈AI를 성능 면에서 앞섰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알파벳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가에서는 구글이 그동안의 'AI 추격자' 오명을 씻고 확실한 '승자'로 올라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 금융전문지 배런스는 20일(현지시각) 알파벳이 제미나이 3 출시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했으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구글의 AI 기술력과 수익화 능력에 대한 신뢰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의심은 끝났다"…알파벳, 시총 3위 탈환 눈앞


알파벳 주가는 19일 뉴욕 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3% 오른 292.82달러(약 43만 원)로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다. 이번 상승으로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미국 증시 시총 3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올해 초 배런스가 '2025년 유망 종목'으로 꼽았던 알파벳은 연초 대비 70% 넘게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러한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구글이 AI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았다는 시장의 안도감이 자리 잡고 있다.

투자은행 윌리엄 블레어의 랠프 섀카트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지난 몇 달간 투자자들의 분위기가 구글의 AI 경쟁력에 대한 의심에서 'AI 전 영역의 승자(full-stack AI winner)'라는 확신으로 바뀌었다"면서 "제미나이 3 출시는 이러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더욱 굳건하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GPT-5.1 넘어서나…성능·사용자 수 '동반 상승'


이번에 공개된 제미나이 3는 경쟁사인 오픈AI의 최신 모델 'GPT-5.1'을 겨냥했다. 오픈AI는 앞서 8월 'GPT-5'를 내놨으나 구글이나 일론 머스크의 xAI 등 경쟁사 모델보다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오픈AI는 지난주 성능을 개선한 GPT-5.1을 급히 내놨지만 구글의 반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AI 벤치마크(성능 평가) 전문기관인 '아티피셜 어낼리시스'의 자료를 보면, 제미나이 3 프로는 일반 지능과 코딩 작업 등 주요 평가 항목에서 GPT-5.1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D. A. 데이비드슨의 알렉산더 플랫 연구원은 "GPT-5가 벤치마크 점수와 실제 사용자 체감 성능(vibe tests) 간 괴리로 엇갈린 반응을 얻었던 것과 달리 제미나이 3는 벤치마크 점수가 탁월할 뿐만 아니라 자체 평가와 사용자 체감 테스트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입증했다"고 평했다.

사용자 확보 경쟁에서도 구글은 맹렬한 기세로 추격하고 있다. 제미나이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지난 7월 4억5000만 명에서 현재 6억5000만 명으로 44% 급증했다. 챗GPT가 주간 활성 사용자 수(WAU) 8억 명(7월 7억 명에서 증가)을 기록하며 여전히 앞서고 있지만, 격차는 점차 좁혀지는 추세다.

검색·클라우드 등 본업과 시너지 기대


전문가들은 제미나이 3의 성공이 구글의 핵심 사업인 검색과 클라우드 부문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디팍 매디바난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AI 모델의 성능 향상은 앱 사용자 증가와 기업 고객의 토큰 소비 확대로 이어졌다"면서 "검색과 제미나이 앱의 사용자 지표를 통해 2026년 구글의 핵심 사업이 얻게 될 혜택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구글은 AI 모델 고도화와 함께 서비스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구글 AI 울트라' 가입자에게는 이메일 정리나 여행 예약 등을 대신 수행하는 실험적 기능인 '제미나이 에이전트'를 제공한다. 또한 AI 기반 코딩 개발 플랫폼인 '구글 안티그래비티(Google Antigravity)'도 새롭게 선보인다.

이와 별도로 알파벳 산하 AI 연구소인 구글 딥마인드는 싱가포르에 새로운 연구 거점을 마련한다고 19일 밝혔다. 이곳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정부, 학계, 기업과 협력해 제미나이의 기능을 고도화하고 구글 클라우드 고객을 위한 맞춤형 모델 적용에 주력할 계획이다.

'제미나이 3' 약진이 갖는 의미는 “'성능'이 '선점'을 이긴다”


한국 IT 업계와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제미나이 3' 등장은 단순한 신제품 출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2025년 하반기 들어 국내 AI 구독 시장에서 감지되는 뚜렷한 변화는 '브랜드 충성도'에서 '실질적 성능'으로의 이동이다.

국내 AI 커뮤니티와 개발자 포럼의 최신 동향을 보면, 코딩과 복합 추론 능력에서 제미나이 3가 GPT-5.1을 앞선다는 벤치마크 결과가 나오자마자 '갈아타기'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한국어 처리 능력에서 과거 구글 모델들이 보여준 약점이 제미나이 3에서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국내 업무 환경에서의 활용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한국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시장이다. 구글이 제미나이 3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및 구글 워크스페이스(Docs, Gmail 등)와 유기적으로 결합하면서 별도의 앱을 켜야 하는 경쟁 서비스보다 접근성 면에서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이는 "성능이 비슷하다면 편리한 쪽을 택한다"는 대중적 심리를 파고들고 있다.

고환율·고물가 기조 속에 한국 소비자들은 구독 서비스에 민감하다. 구글이 클라우드 스토리지(구글 원)와 제미나이 고급 기능을 결합한 요금제를 공격적으로 마케팅하면서 넷플릭스나 유튜브 프리미엄처럼 '필수 구독'의 위치를 선점하려는 전략이 주효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채팅 봇을 넘어 '생활 밀착형 AI'로 진화하려는 구글의 전략이 한국 시장에서 통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제미나이 3의 약진 흐름은 한국 시장에서 "누가 먼저 시작했느냐"는 선점 효과가 끝나고 "누가 더 똑똑하고 편리하냐"는 본질적 경쟁의 막이 올랐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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