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실리콘 디코드] '칩'은 졌지만…인텔 '패키징'에 눈독 들이는 애플·퀄컴

TSMC 독주 '첨단 패키징' 시장…인텔, 'EMIB·포베로스'로 대안 급부상
애플·퀄컴 "인텔 기술자 구함"…TSMC '공급난'이 인텔에 기회로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

인텔이 반도체 칩 비즈니스 자체에서는 경쟁사들에 비해 상당 부분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어드밴스드 패키징(첨단 패키징)' 분야에서는 경쟁력 있는 옵션을 보유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IT전문 매체 WCCF테크가 지난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고성능 컴퓨팅(HPC)이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 잡은 이래, 강력한 컴퓨팅 솔루션에 대한 수요는 무어의 법칙에만 의존해서는 따라잡기 힘든 속도로 증가했다. 이러한 시장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AMD, 엔비디아와 같은 제조사들은 단일 패키지에 '여러 개의 칩'을 집적하는 첨단 패키징 기술을 채택, 칩 밀도와 플랫폼 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첨단 패키징 솔루션은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요소가 되었으며, 지난 몇 년간 이 분야는 대만의 TSMC가 사실상 독점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구도에 변화의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퀄컴과 애플의 새로운 구인 공고에서 두 거대 기업이 인텔의 'EMIB(Embedded Multi-Die Interconnect Bridge)' 첨단 패키징 기술 전문 지식을 갖춘 인재를 찾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쿠퍼티노의 거인 애플은 "CoWoS, EMIB, SoIC, PoP 등 첨단 패키징 기술" 경험을 요구하는 D램 패키징 엔지니어를 고용 중이다. 유사하게 퀄컴 역시 데이터센터 사업부의 제품 관리 이사(Director of Product Management)를 채용하면서 인텔 EMIB 기술에 대한 숙련도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업계 내에 인텔의 기술에 대한 관심이 분명히 존재함을 시사한다.

인터포저 뺀 'EMIB'·3D 적층 '포베로스'


인텔의 패키징 기술을 간략히 살펴보면, EMIB는 TSMC의 CoWoS 기술과 달리 대형 인터포저(interposer)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EMIB는 작은 임베디드 실리콘 브리지를 사용해 단일 패키지 내에서 여러 칩렛(chiplet)을 연결한다.

인텔은 EMIB를 기반으로 '포베로스 다이렉트(Foveros Direct)' 3D 패키징 기술 또한 제공한다. 이는 TSV(실리콘 관통 전극)를 사용해 베이스 다이(base die) 위에 칩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방식이다. 포베로스는 현재 업계에서 가장 높이 평가받는 솔루션 중 하나로 꼽힌다.

인텔의 첨단 패키징 솔루션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이 기술이 서류상으로 TSMC의 대안보다 더 실행 가능한 대안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맞춤형 실리콘 경쟁에 뛰어든 애플, 퀄컴, 브로드컴과 같은 기업들에게 중요한 선택지가 되기 때문이다.

TSMC '공급난'이 열어준 기회…젠슨 황도 '주목'


현재 TSMC는 엔비디아와 AMD의 막대한 주문량으로 인해 첨단 패키징 생산 능력에 심각한 공급 병목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은 신규 고객사들의 우선순위를 상대적으로 낮추는 결과로 이어지며, 바로 이 지점이 인텔이 파고들 수 있는 기회 요인이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역시 인텔의 포베로스 기술에 대해 '호평(words of appreciation)'을 보낸 바 있다. 이는 인텔이 첨단 패키징 수요를 자사 파운드리 사업으로 흡수할 수 있는 훌륭한 전망을 가졌음을 의미한다.

물론 이번 구인 공고가 애플이나 퀄컴의 인텔 패키징 기술 채택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업계 내부에서 인텔의 기술력이 TSMC의 대안으로서 분명한 관심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