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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필리핀 해군에 'KSS-III PN' 잠수함 등 패키지 제안…리튬이온·VLS 탑재 4000톤급

필리핀 해군 능력 획기적 강화 전망…기지 건설·기술 이전 포함한 '종합 방산 솔루션' 제공
한국의 KSS-III 공격잠수함. 사진=한국 국방부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의 KSS-III 공격잠수함. 사진=한국 국방부
한화오션이 필리핀 해군에 4000톤급 잠수함 2척을 포함, 최대 19억 달러(27900억 원) 규모의 포괄적 도입 패키지를 제안했다. 이는 필리핀이 해저 전투 능력을 처음으로 확보하려는 노력에 중요한 진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걸프뉴스(Gulf News)12(현지시각) 보도했다.
한화오션의 제안은 잠수함 판매를 넘어, 필리핀 해군의 해저 전투 능력 전반을 구축하는 종합 패키지 형태로, 잠수함 기지 건설과 유지 보수, 기술 이전까지 포함한다.

KSS-III 기반 'PN' 맞춤형 모델, 필리핀 국방력 강화 핵심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 많은 필리핀은 오랫동안 해저 전투 능력을 갖추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번 한국의 제안은 이를 현실화할 중요한 기회가 된다. 한국 국방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행 운용 중인 한국의 KSS-III(장보고-III) 잠수함은 승무원 50명을 태우며, 수면 배수량은 3358, 수중 배수량은 3705톤이다. 길이는 274피트(83.5m), (함 폭)31.5피트(9.6m).

한화오션이 필리핀 해군에 제안한 잠수함은 KSS-III 설계에 기반을 뒀으며, 필리핀의 해양 방어 요구에 맞춰 특화된 'KSS-III PN' 변형 모델이다. 이 잠수함은 길이 약 89.4미터, 9.7미터로, 잠수 시 약 4000톤의 배수량을 자랑한다.

가장 눈여겨볼 점은 잠수함의 추진력이다. 이 모델은 리튬 이온 배터리와 AIP(공기 불요 추진) 기술을 갖춘 최신 디젤-전기 추진 시스템으로 구동된다. 이는 구형 배터리를 쓰는 잠수함 또는 기존 시스템과 비교할 때 수중 내구성을 연장하고 소음이 적은 운용을 가능하게 해, 장시간 조용한 잠항 능력을 제공한다.

무장 시스템도 최신 공격 잠수함의 면모를 갖췄다. 필리핀에 제안된 잠수함은 533mm 어뢰 발사관 6개 외에도, 최대 10개의 수직 발사 셀(VLS)을 장착할 수 있다. 이 수직 발사 셀은 전략적 무장을 탑재하는 핵심 시설로, 잠수함의 공격 역량을 크게 높인다. 여기에 장거리 소나, 현대식 전투 능력, 스텔스 기능 등 첨단 시스템이 통합됐다.

19억 달러 패키지…기지 건설·기술 이전까지 포함


한화오션은 단순한 잠수함 판매를 넘어, 필리핀 해군의 해저전 능력 전반을 구축하는 종합 패키지를 제안했다.
제안된 거래에는 잠수함 2척은 물론, 잠수함 기지 건설, 유지 보수, 수리 및 정밀 검사(MRO) 시설 구축, 승무원 교육, 기술 이전 및 병참 지원까지 포함되어 있다.

한화오션 경영진은 지난달 31일 경주에서 열린 제3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가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별도로 만나 이 같은 제안을 논의했다.

한화오션은 필리핀 측이 선택하는 위치, 즉 수빅만 또는 다른 필리핀 해군 지정 장소에 잠수함 기지를 건설할 계획을 담은 패키지를 필리핀 관리들에게 제시했다.

필리핀 언론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잠수함 2척과 관련 지원 패키지의 총 예상 비용은 800~ 1100PHP(19900~27300억 원) 사이로 추정된다. 이는 필리핀 해군의 주요 현대화 노력에 책정된 예산과 일치하는 금액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계약 체결 후 7년 이내에 인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 방산 협력 확대 속 해군 역량 획기적 강화


이번 잠수함 도입은 필리핀의 최초 잠수함 확보가 된다. 필리핀은 한국이 제안한 KSS-III PN급 잠수함을 도입함으로써 역내에서 운용할 수 있는 가장 진보된 디젤-전기 잠수함 등급 중 하나를 갖추게 된다. 이는 필리핀 해군의 전체 역량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필리핀 해군은 이미 한국 조선소에서 건조한 호위함(Frigate)과 초계함(Corvette) 등을 운용하고 있다. 방산 전문가들은 필리핀이 해군력 강화에 집중하는 까닭은 남중국해를 포함한 주변 해역에서 해양 주권 수호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한국의 기술 이전 및 기지 건설 지원까지 포함된 이번 패키지는 필리핀이 해양 안보에 필요한 독자적인 유지보수 및 운용 기반을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필리핀이 한국의 KSS-III PN급 잠수함 도입을 최종 확정한다면, 한국의 조선 및 방산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또 하나의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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