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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AI 산업, '투자 질주' 속 '수익성' 경고등…2026년 버블설 대두

엔비디아 수요 폭증에 TSMC 2026년 3·5나노 100% 예약…420억 달러 투자
오픈AI, 3분기 100억 달러 손실…명확한 수익 모델 부재 '닷컴 버블' 우려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
인공지능(AI)이 대만 경제의 핵심 성장축으로 부상했으나, 천문학적인 투자에도 수익 성장이 더딘 '불균형'이 깊어지고 있다. 2026년 AI 관련 제품 출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닷컴 버블과 유사한 거품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고 IT전문 매체 디지타임스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AI 관련 제품은 2024년 대만 수출을 견인하고 2025년 투자를 촉진하는 등 대만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업계가 해마다 수천억에서 수조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AI에 쏟아붓고 있음에도, 매출 성장은 투자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의 조달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만약 이들의 조달 물량이 감소세로 돌아서면, 대만의 기술 수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닷컴 버블' 재현인가, '주권 AI' 낙관론인가


시장에서는 현재의 생성형 AI 열풍이 닷컴 버블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명확한 수익 모델이나 지속 가능한 사업 수익이 담보되지 않는 한, 현재의 투자 열기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장젠이(張建一) 대만경제연구원(TIER) 원장은 AI가 아직 버블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가 '주권 AI'와 정부 주도 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미국 '원 빅 뷰티풀 빌 액트'(OBBBA) 통과로 1조 달러(약 1400조 원) 규모의 AI 인프라 계획이 본격화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현재 AI 버블을 둘러싼 논쟁은 두 가지 시각으로 나뉜다. 첫째는 2025년 3분기 오픈AI가 100억 달러(약 14조 원) 이상의 막대한 손실을 기록한 사례에서 보듯, 투자 수익성 부재가 결국 버블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비관론이다. 반면, 미국 외에도 다수의 국가와 고객들이 엔비디아의 '블랙웰' 칩과 같은 최신 AI 칩 구매에 여전히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수요가 견고하다는 낙관론도 공존한다.

AI 서버 수요 폭발…TSMC, 420억 달러 증설 '가속'


실제로 AI 서버는 일반 서버보다 가격이 10배 이상 높음에도, 수많은 기업과 정부, 연구 기관이 구매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이러한 폭발적인 수요는 TSMC의 설비투자(CAPEX) 규모에서도 확인된다. TSMC는 강력한 고객 수요에 대응하고 부족한 칩 제조 및 첨단 패키징 용량을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TSMC에 3nm 공정 생산량을 50% 증설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획은 현재 월 10만~11만 장 수준인 웨이퍼 생산량을 16만 장까지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증설은 '블랙웰' AI GPU와 차세대 '루빈' AI 플랫폼 칩의 폭발적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이미 2026년 TSMC의 3nm와 5nm 공정 생산 용량은 100% 모두 예약됐다. 수요 폭증에 대응해 TSMC는 2025~2026년 자본지출(CAPEX)을 400억~420억 달러로 높였다.
TSMC는 또한 2026년 하반기부터 2nm 공정 제품 양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미국 애리조나에도 대규모 팹(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대만경제연구원(TIER)에 따르면, AI 비즈니스 기회가 확대되면서 전 세계 칩 제조사들의 자본 지출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첨단 공정과 고급 패키징 용량 확장에 사활을 걸면서, 업스트림 및 다운스트림 공급망 전반의 동반 투자를 견인하는 양상이다.

아울러 다수의 글로벌 테크 대기업들이 대만에 연구개발(R&D)과 데이터 센터를 경쟁적으로 설립하면서, 대만의 강력한 민간 투자 동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AI 투자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나, 수익성 의문과 투자 거품 논란은 여전히 남아있다. TSMC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수요를 중심으로 2026년까지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나, 일부 기업의 손실 사례와 과잉 투자 우려가 공존하는 만큼, 시장의 신중한 관찰이 필요한 때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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