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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 공포에 美 국채 랠리…10년물 금리 4% 붕괴 베팅 확산

연준 추가 금리인하 기대 커져…10년물 금리, 4월 이후 최저치 전망
9월 22일 미국 뉴욕시에 있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스크린에 성조기가 걸려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9월 22일 미국 뉴욕시에 있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스크린에 성조기가 걸려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국채 시장에서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를 깨고 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가능성이 커지자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0월 말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채권 트레이더들은 옵션 시장에서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 하락에 수천만 달러 규모의 베팅을 쏟아붓고 있다. 채권 수익률과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보도에 따르면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이 현재 약 4.15%에서 오는 11월 21일 만기 이전 4.05%까지 떨어질 것에 베팅하는 옵션거래가 포착됐다. 지난주에는 10년물 수익률이 3.95%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는 지난 4월 관세 충격으로 인한 시장 혼란 이후 최저 수준에 해당한다.

BMO 캐피털마켓의 이언 렝겐과 베일 하트만 금리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셧다운 불확실성을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요인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라면서 “우리도 이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미국 국채 현물 시장에서도 강세 흐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JP모건체이스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미 국채 투자자들의 ‘순매수’ 포지션 규모가 2%포인트 확대되며 지난 4월 초 이후 최고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순매도’ 포지션은 같은 기간 2%포인트 줄었다.

현재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현지 시각으로 9월 30일 자정(한국 시각 10월 1일 0시 1분) 시한을 앞두고 정부 예산안을 둘러싼 대치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씨티그룹 전략가들은 과거 사례를 들며 장기 셧다운이 장기 국채에 호재로 작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8년 한 달 넘게 이어진 셧다운 당시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약 0.5%포인트 하락했다. 당시 채권 랠리는 셧다운 우려가 경기 침체를 부를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는 시점에 시작됐다.

블룸버그는 한 발 더 나아가 이번 사태의 위험 요인은 더 복합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셧다운 발생 시 연방공무원 대규모 해고를 단행하겠다고 위협한 데다 3일 발표 예정인 9월 고용보고서 등 핵심 경제지표 공개가 지연될 가능성 등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국채 옵션 시장에서는 10년물 금리가 4% 이하로 하락하는 시나리오를 겨냥한 12월 만기 콜옵션 수요가 증가했다. 지난주에는 10년물 금리가 3.95%까지 하락할 것에 베팅하는 옵션계약의 미결제 약정이 증가하며 하루에 약 10만 계약(5000만 달러)이 거래된 사례도 있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4% 이하로 내려간 것은 올해 4월 이후 단 두 차례에 불과하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노동시장 냉각을 보여주는 후속 지표가 나와야만 연준의 추가 정책 완화 기대가 확실히 굳어지고, 국채 랠리가 다음 단계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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