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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어닝 쇼크’에 결국 CEO 교체...‘카 가이’ 가고 ‘재무통’ 왔다

판매 늘어도 이익 21% 급감 전망... ‘숫자’ 앞세운 켄타 콘 사장 전격 발탁
자동차 제조 넘어 ‘소프트웨어 구독’ 수익화... 모빌리티 판도 바꾼다
사토 전 사장, ‘최고산업책임자’ 신설 보직으로... 제조 경쟁력 강화 전담
도요타는 오는 4월 1일자로 켄타 콘(Kenta Kon, 57) 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하며 수익성 중심의 경영 체제로 전환한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도요타는 오는 4월 1일자로 켄타 콘(Kenta Kon, 57) 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하며 수익성 중심의 경영 체제로 전환한다.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 자동차 판매 1위 기업인 일본 토요타자동차가 외형 성장에도 이익이 감소하는 ‘성장의 함정’에 빠지자,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를 물러나게 하고 재무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우는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토요타자동차는 4월 1일자로 켄타 콘(Kenta Kon, 57) 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한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 체제로 전환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판매량 3% 늘었지만 이익은 되레 감소... ‘재무 소방수’ 등판


토요타 이사회가 지난 2023년 취임한 고지 사토(Koji Sato) 사장을 2년 만에 교체한 데는 실적 부진이 자리 잡고 있다. 도요타의 최근 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도리어 1.9% 줄어드는 역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토요타는 오는 3월 31일 끝나는 이번 회계연도 전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1%나 급감한 233억 달러(약 34조1000억 원)에 머물 것으로 내다본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미국의 관세 장벽 강화로 경영 환경이 거칠어지자 도요타가 감성적인 '열정' 대신 냉혹한 '자본'의 논리를 선택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새 CEO로 낙점된 켄타 콘은 1991년 도요타 입사 후 2020년부터 CFO를 맡아온 재무 전문가다. 그는 아키오 도요다 회장의 비서로 8년 동안 근무하며 경영 철학을 공유해온 핵심 측근이기도 하다.

콘 CEO 내정자는 6일 오전 블룸버그 등 외신 기자들과 만나 "돈과 숫자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한 편"이라며 향후 강력한 비용 절감과 수익 구조 개선을 예고했다.

사토 고지 토요타자동차 최고경영자(CEO)와 차기 CEO로 내정된 켄타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6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토요타자동차 동영상 캡쳐이미지 확대보기
사토 고지 토요타자동차 최고경영자(CEO)와 차기 CEO로 내정된 켄타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6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토요타자동차 동영상 캡쳐

하드웨어 제조 넘어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로 체질 개선


켄타 콘 체제의 도요타는 단순히 차를 많이 파는 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으로의 전환을 서두른다. 그는 CFO 재직 시절부터 차량 구매 후 이어지는 서비스 및 구독 모델 도입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인사가 토요타의 사업 중심축을 '제조'에서 '금융 및 소프트웨어 수익'으로 옮기려는 의지의 표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기업들의 가격 인하 압박과 글로벌 무역 분쟁 탓에 자동차 판매 마진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구독 서비스와 같은 새로운 현금 창출원을 확보하는 것이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되었기 때문이다.
고지 사토 사장은 부회장직과 함께 신설 보직인 '최고산업책임자(CIO)'를 맡는다. 사토 사장은 최근 일본자동차공업회(JAMA) 회장으로도 선출된 만큼, 앞으로는 토요타 내부 경영보다 일본 자동차 산업 전체의 제조 효율성을 높이고 타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이끄는 '민관 협력 대사' 노릇을 수행할 전망이다.

수익 모델의 다변화... ‘순환형 이익 구조’ 안착이 관건


켄타 콘 신임 CEO 체제에서 토요타는 차량 판매 시점에만 수익이 발생하는 일회성 구조를 탈피해, 운행 전 기간에 걸쳐 이익을 창출하는 '순환형 수익 모델' 구축에 사활을 건다.

켄타 콘은 CFO 재직 시절부터 차량 공유 및 구독 서비스인 '킨토(KINTO)'를 주도해왔으며, 앞으로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한 기능별 유료 구독 서비스를 전 차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제조 마진이 급감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소프트웨어라는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이익률을 방어하려는 실리적 선택으로 평가한다.

다만 자동차 업계 일각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기능별 유료화 정책이 브랜드 충성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도 적지 않다.

토요타가 켄타 콘의 지휘 아래 하드웨어 제조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소프트웨어 기반의 새로운 수익 방정식을 안착시킬 수 있을지가 향후 경영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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