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청년 우익 운동가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졌던 찰리 커크가 유타 밸리대학 행사 도중 총격으로 숨진 직후 온라인 상에서 각종 루머와 음모론, 허위 정보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총격 직후 온라인에는 무관한 체포 장면을 커크 사건과 연관 지은 영상들이 확산됐다.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에서 경찰관 피격 용의자를 체포한 지난 6월 영상이 커크 사건 용의자로 둔갑했고, 네바다 리노 카지노 총격 사건 영상을 커크 사건 범인 도주 장면으로 왜곡해 공유하는 사례도 있었다.
워싱턴주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본인 사진이 무단 사용돼 ‘트랜스젠더 범인’으로 지목됐다며 부인했다. 현재까지 수사 당국은 용의자의 성별이나 신원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CNN이 2021년 “만약 내가 유타에서 총격으로 목숨을 잃는다면 멋지다고 생각한다”는 커크 발언을 보도했다는 가짜 기사도 온라인에 돌았으나 CNN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존재하지 않는 기사”라고 부인했다.
또 뉴욕타임스의 기사 제목이 구글 검색 결과에서 실제보다 일찍 게시된 것처럼 보이는 사례가 확산되자 구글은 시간대 차이나 페이지 내 복수 날짜 표기가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혼란은 AI 챗봇을 통해서도 증폭됐다. xAI의 챗봇 그록과 퍼플렉서티의 봇 계정은 커크가 “아직 살아 있다”거나 백악관 성명이 “조작된 것”이라고 잘못 답변하는 등 부정확한 정보를 전했다.
그록은 특정 인물을 용의자로 잘못 지목했다가 나중에 “허위 혐의였다”고 번복하기도 했다. 퍼플렉서티 측은 “100% 정확성을 주장하지 않는다”면서도 사실 검증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총격 사건 자체만큼이나 허위 정보 확산이 심각한 문제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수사당국의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 확인되지 않은 영상이나 게시물이 무분별하게 소비되고 심지어 AI 챗봇까지 이를 증폭시키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