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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중국 부채' 위안화 전환 추진… "미국 달러 의존 줄이는 윈윈 전략"

철도 대출 이자율 6%→3%로 인하 기대… '부채 상환 압박' 해소
"선례 남길 것"… 中, 위안화 국제화 목표 달성 '새로운 길' 개척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이 지난 4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시찰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이 지난 4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시찰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케냐가 미국 달러 표시 중국 부채를 위안화로 전환하는 계획을 추진하며, 아프리카 국가의 이자 지급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목표를 진전시키는 '윈윈'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이번 거래가 향후 부채 구조 조정을 위한 새로운 선례를 확립하고, 아프리카 국가들의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5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지난 8월 말, 케냐 재무부는 외환보유고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만기를 연장하고 달러 표시 부채를 위안화로 교환하기 위한 중국 수출입은행과의 협상이 진전된 단계에 있다고 발표했다.

이 거래가 성공하면, 중국이 건설한 표준 궤도 철도(SGR)에 대한 대출 이자율이 기존 달러 표시 대출 조건의 6.37%에서 위안화 기준 약 3%로 대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부채 전환은 케냐가 중국에 대한 부채 상환에 매년 지출하는 10억 달러(약 1조 4천억 원)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이는 국가 예산에 더 큰 유연성을 창출할 것이다. 케냐는 최근 재정 압박을 심하게 받고 있으며, 국제통화기금(IMF)은 케냐를 '부채 위기에 처할 위험이 높은 국가'로 분류한 바 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정 경제 분석가 알리칸 사추(Aly-Khan Satchu)는 부채 교환이 케냐와 중국 모두에게 "윈윈"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케냐의 경우 "대차대조표의 차입 통화 바스켓 측면을 다양화한다"고 말했고, 중국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위안화의 침투력을 신중하게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케냐와의 거래는 통화를 국제화하고 미국 달러의 지배력에 도전하려는 중국의 광범위한 전략과 일치한다.

중국은 이미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국가들과 통화 스왑 협정을 체결했으며, 아프리카에서는 중국개발은행(CDB)과 남아프리카개발은행(DBSA) 간의 21억 위안 대출과 같은 위안화 기반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아프리카 수출입은행(Afreximbank)과 남아공 스탠다드 은행(Standard Bank)도 중국-아프리카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를 촉진하기 위해 SWIFT 시스템의 대안인 CIPS(국경 간 은행 간 결제 시스템)에 가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책임 관리 연습이 케냐의 근본적인 과제를 바꾸지 못한다고 경고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의 데이비드 오모조몰로(David Omojomolo) 이코노미스트는 "IMF의 지원과 의미 있는 재정 건전성이 없다면 국가의 부채 궤적은 여전히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케냐는 단기적으로는 어색할 수 있지만 의무 이행 능력은 여전히 긴장되어 주권 채무 불이행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앙골라와 같이 중국에 크게 노출된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도 이번 사례를 면밀히 관찰할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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