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와 1시간 반 통화서 휴전 대신 평화 협정 선호 입장 전달
알래스카 정상회담은 뚜렷한 성과 없이 종료, 러시아 석유 제재는 당분간 없을 듯
알래스카 정상회담은 뚜렷한 성과 없이 종료, 러시아 석유 제재는 당분간 없을 듯

◇ 1시간 반 통화 "쉽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에서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에어포스원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트럼프-푸틴 회담에 참석한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특사도 통화에 참여했다.
상황을 직접 아는 소식통은 "한 시간 반을 넘긴 통화는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젤렌스키와 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 후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핀란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및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지도자들이 30분 동안 통화에 참여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와 NATO 지도자들에게 푸틴이 휴전을 원하지 않으며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전면 합의를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트럼프는 통화에서 휴전보다 빠른 평화 협정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가 원래 지지했던 방법과 정반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 회담 전에 휴전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줄곧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젤렌스키에게 푸틴이 러시아가 최전선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루고 있으며 원한다면 도네츠크 지역 전체와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기타 지역을 점령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젤렌스키는 트럼프에게 푸틴이 전선 상황을 잘못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와 트럼프의 만남은 지난 2월 비참한 집무실 회의 이후 6개월 만에 열릴 예정이다.
◇ 빨간 양탄자로 시작, 혼란으로 마무리
악시오스는 "지난 15일 알래스카에서 열린 정상회담은 초강대국의 광경으로 시작했다가 무엇을 이뤘는지, 앞으로 상황이 어디로 갈지에 대한 아무런 표시도 없이 갑자기 끝났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원하는 휴전이나 블라디미르 푸틴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와 다음에 만나기로 하는 공개 약속을 얻지 못했다. 지도자들은 예정된 점심식사를 취소하고 일찍 떠났으나, 두 사람 모두 회의가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그들은 러시아가 고립됐다고 모두에게 말하는 데 3년을 보냈고, 오늘 그들은 미국에서 러시아 대통령을 위해 깔린 아름다운 빨간 양탄자를 봤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 뉴스의 숀 해니티에게 푸틴이 회담을 제안하기 전까지 임박했던 러시아의 새로운 석유 제재는 이제 몇 주 동안 논의에서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알래스카로 가는 길에 트럼프는 푸틴이 휴전에 동의하지 않으면 "나는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폭스에 말했으나, 나중에는 "회의는 10점이었다"고 평가했다.
◇ "전쟁 종료는 젤렌스키 몫" 압박 전환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뚜렷한 발전이 없을 경우 푸틴에게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정상회담이 끝나자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전쟁을 끝내는 것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러시아는 매우 큰 강대국이지만 그들(우크라이나)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정상회담 후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자신과 푸틴이 모든 문제는 아니지만 대부분 문제를 합의했다고 밝혔다.
통화 중에 위트코프는 젤렌스키와 NATO 지도자들에게 푸틴이 영토 문제를 어떻게 보는지, 그리고 그 대가로 무엇을 기꺼이 줄 것인지 설명했다. 소식통은 "영토 대가로 푸틴이 전쟁을 끝내고 우크라이나의 더 많은 지역을 점령하지 않고 다른 나라를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뜻이 있다는 인상이 들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키이우와 유럽 후원자들에게 트럼프와의 "합의"를 반대하거나 "초기 발전을 방해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통화 후 "우크라이나는 평화를 이루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일 준비가 돼 있음을 다시 확인한다"며 "우크라이나, 미국, 러시아 간의 3자 회담 제안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8일 트럼프와의 만남을 통해 "살인과 전쟁 종식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나갈 무렵 영어로 "다음번에는 모스크바에서"라는 제안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소셜미디어에 "모든 것이 잘 풀린다면" 곧 푸틴 및 젤렌스키와의 3자 정상회담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