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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 경고 속 S&P500 최대 15% 하락 경계…‘호피움’ 기대 증시 불안

연초 급반등한 미국 증시,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 우려에 ‘방어주’ 선호 목소리 커져
뉴욕 주식 시장이 13일(현지시간)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이틀째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하락 경고음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뉴욕 주식 시장이 13일(현지시간)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이틀째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하락 경고음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하반기 미국 경제가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올해 초 하락장에서 출발한 미국 증시는 반등 폭이 30%를 넘었지만, 그 동력이 실물 경기에서 나오지 않고 연방준비제도(Fed)가 곧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 심리, 호피움(hopium)’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비 지출 둔화, 인공지능(AI) 투자 효과 소진, 물가 부담 지속 등이 겹치면서 시장이 최대 15% 조정받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 11(현지시각) 배런스는 투자은행 스티펠(Stifel)의 배리 배니스터 최고 주식전략가의 분석을 인용해, 이런 복합 위험이 미국 증시의 과열 국면을 냉각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배니스터 전략가는 올해 하반기 S&P500 지수가 55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지금은 실적보다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 지표) 확대로 주가가 높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 고평가 장세, 1990년대 말 닷컴버블 닮아

현재 S&P500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올해 예상 기준 약 24배로, 최근 5년 평균(22)보다 높다. 8월 초 S&P5006,389.45포인트로 연중 최저점 대비 30% 이상 올랐다. 배니스터 전략가는 거품이 꺼질 때는 1929, 2000, 2022년처럼 급락한 사례가 있었다지금은 1990년대 말 닷컴버블 직전의 월가 상황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 대형 기술주가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일부 종목은 4월 이후 50% 넘게 뛰었으나, 이는 실적 개선보다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 지표) 확대에 따른 경우가 많다. 그는 “AI(인공지능) 투자와 상반기 관세 회피용 재고 확충이 경기를 끌어올렸지만, 이런 효과는 오래 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 소비 둔화 본격화…방어주 비중 늘려야

배니스터 전략가는 미국 경제에서 소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이르는데, 이미 둔화 조짐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으며, 실질 임금 증가율은 물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는 금리 인하가 늦어질 가능성이 크고, 금리 부담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투자자라면 주식 비중을 줄이기보다 필수 소비재나 헬스케어처럼 경기 방어력이 강한 업종으로 옮기는 전략이 낫다고 말했다.
현재 헬스케어 선택섹터(SPDR ETF)의 올해 예상 PER은 약 17, 필수 소비재 섹터는 20배로 모두 S&P500 평균보다 낮다. 그는 필립 모리스(Philip Morris), 알트리아(Altria), 몬델리즈(Mondelez), 제너럴 밀스(General Mills), 애보트(Abbott Laboratories), 스트라이커(Stryker), 보스턴 사이언티픽(Boston Scientific), GE 헬스케어(GE Healthcare)를 매수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올해 헬스케어 업종은 5% 넘게 하락했는데, 이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의 보험·제약 규제 가능성이 영향을 줬다. 반면 필수 소비재 업종은 대형 할인점 코스트코(Costco)와 월마트(Walmart)의 주가 강세에 힘입어 약 4% 상승했다.

이번 전망은 기술주 중심의 급등세가 경제 펀더멘털보다 기대 심리에 치우쳐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 일각에서도 미국 증시가 조만간 14~15% 정도 조정장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계심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몇 달간 경기 지표 변화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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