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위스산 제품에 39%의 고율 관세를 부과해 스위스가 비상이 걸린 가운데 스위스 대통령이 미국을 직접 방문해 이를 막으려 했지만 끝내 별다른 성과 없이 귀국했다.
7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카린 켈러-주터 스위스 대통령은 전날 미국 워싱턴DC를 급거 방문해 미 정부 관계자들과 면담을 시도했지만 관세 인하 합의는커녕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조차 성사되지 못한 채 이날 오후 6시 17분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귀국길에 올랐다.
◇ 트럼프 못 만난 켈러-주터 대통령, 루비오와 회담
스위스 정부는 켈러주터 대통령이 새로운 협상안을 들고 미국을 방문했다고 밝혔으며 한 소식통은 이 방안이 미국 측에 전달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고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켈러-주터 대통령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과 회담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양국 간 협력과 고율 관세 문제, 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스위스 공영방송 SRF와 인터뷰에서 “루비오 장관과 회담에서 매우 우호적이고 개방적인 분위기에서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 관세 발효…스위스 경제 타격 불가피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39%의 관세는 선진국 가운데 스위스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스위스 정부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트럼프발 관세가 전면적으로 적용될 경우 스위스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1%가 중기적으로 위협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관세가 의약품, 시계, 의료기기, 금 등 스위스의 대표적 수출품에 적용될 경우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다.
이같은 고율관세의 배경에는 스위스가 미국과의 무역에서 약 385억 달러(약 53조9600억 원)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점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소식통에 따르면 켈러-주터 대통령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미국과 합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