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행정부, 8일부터 관세 서한 발송 예정
이창용 총재 미국 관세에 의한 디플레이션 우려
OECD 한국 잠재성장률 1.9%로 하향 조정
이창용 총재 미국 관세에 의한 디플레이션 우려
OECD 한국 잠재성장률 1.9%로 하향 조정

트럼프 행정부는 8일부터 미국이 결정한 국가별 관세율이 담긴 ‘관세 서한’을 대상 국가들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세 서한 발송 대상 국가가 12개국 또는 15개국이 될 것이라고 했다. 폭탄 관세가 부과되는 국가는 경기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도 관세 증가 여부에 따라 원화 가치 하락과 물가 불안정성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4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발표 이후 원·달러 환율은 4월 8일 1486.5원까지 올라갔다. 이는 최근 10년 내 가장 높은 수치다. 4월 당시 소비자물가지수는 116.38로 이 또한 최근 10년 사이 최고치로 집계됐다. 4월의 경험에 따라 관세 전쟁이 확산될 경우 물가는 더욱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보다는 디플레이션에 대해 더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일(현지 시각)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 주최 연례 통화정책 포럼에서 “인플레이션은 약 2%로 안정돼 있고, 미국 관세는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 경향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2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국내 시장의 물가 변동에 경계하고 있다. 한은은 “미국 관세 정책, 중동 정세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물가 상황을 지속해서 점검하겠다”고 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은 지속해서 하락하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잠재성장률을 1.9%로 하향 조정했다. OECD의 하향 조정에 따라 한국은 14년 동안 내리막을 걷고 있다.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미국 관세는 경제성장률에 또 하나의 악조건이 됐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은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성장률이 전망되는 가운데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디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 관세 등의 영향으로 하락하는 경제성장률을 회복시키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안 집행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31조8000억 원 규모의 2차 추경안은 경제성장률을 0.2%포인트(P) 상승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일부 투자은행들은 적극적인 확장 재정 기조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안정성 등을 이유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0.1~0.2%P 상향 조정했다.
구성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o9k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