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트럼프 갈등과 세액공제 종료에 실적 부진 가속
로보택시 신사업은 단기 실적 개선에 한계
로보택시 신사업은 단기 실적 개선에 한계

테슬라는 7월 2일 공식 자료에서 2분기(4~6월) 차량 인도 실적이 38만4,122대라고 밝혔다. 지난해 2분기 44만3,956대와 비교하면 6만 대 가까이 줄었다. 이 중 모델3와 모델Y가 37만3,728대를 차지했다.
테슬라는 1분기에도 13% 감소해 두 분기 연속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했다. 자동차 판매가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만큼, 판매 부진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1분기 자동차 매출은 20% 줄었고, 전체 매출도 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71% 급감했다.
테슬라 판매 부진에는 전기차 세액공제의 불확실성이 크게 작용했다. 미국 상원이 7,500달러 전기차 세액공제를 종료하는 조항을 포함한 대규모 세금·지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고 대통령이 서명하면, 9월 30일부터 미국 내 전기차 구매자들은 세액공제를 받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세액공제 종료가 테슬라뿐 아니라 미국 전기차 제조사 전반의 판매를 위축시킬 것으로 본다.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5월 기준 신형 전기차 평균 가격은 5만7,734달러로, 휘발유 차량(4만8,799달러)보다 약 9,000달러 비싸 세액공제가 구매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세액공제 종료 시 테슬라 미국 내 판매가 10~12%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정치적 논란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세액공제와 예산안을 둘러싸고 공개적으로 충돌하면서, 테슬라 브랜드 가치와 수요가 흔들리고 있다. 머스크는 소셜미디어에서 트럼프 예산안과 세액공제 종료 방침을 강하게 비판했고, 트럼프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 대한 정부 지원 중단 가능성을 언급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머스크가 정치 무대에서 계속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테슬라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는 테슬라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세액공제 축소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본다. 모닝스타의 세스 골드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세액공제 종료가 단기적으로 전기차 판매를 줄일 수 있지만, 테슬라는 보조금 없이도 수익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최근 테슬라의 미래 먹거리로 로보택시(자율주행 택시)와 로봇 사업을 내세웠다. 실제로 지난달부터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만 머스크는 내년 중반까지 로보택시가 실적에 의미 있게 보탬이 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오는 23일 2분기 실적을 공식 발표한다. 증권가에서는 테슬라가 하반기 차량 판매에서 뚜렷한 반등을 이루지 못하면, 2년 연속 실적 감소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업계는 머스크가 비용을 더 줄이는 등 추가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