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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중동, 위기의 K산업] 韓 항공·자동차 산업 '직격탄'

"유가 두 배면 항공 이익률 증발"
중동 물류망 흔들리면 車 생산 차질 불가피
"정부, 해상보험·전략비축 확대해야"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확전 양상이 진행됨에 따라 국내 항공·자동차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그래픽=나연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확전 양상이 진행됨에 따라 국내 항공·자동차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그래픽=나연진 기자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동이 일촉즉발 상황에 놓이면서 국내 항공·자동차 산업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유가 급등과 물류 차질, 소비 위축 등 이른바 '삼중고(三重苦)'가 현실화되면 이들 산업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항공사는 항공유 가격 상승과 노선 우회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자동차 업계도 부품 수급 차질과 내수 위축이라는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산업계에서 중동 리스크 확대로 가장 먼저 충격이 예상되는 곳은 항공업계다. 항공사 운영비의 20~30%를 차지하는 항공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가가 배로 뛸 경우 추가 비용이 상당할 것"이라면서 "항공사 영업이익률(Gross Margin)은 통상 5~10% 수준인데, 연료비 추가 상승이 지속되면 전반적인 수익성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주요 수출 노선 차질 우려도 불거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운송량의 20~30%가 지나가는 핵심 물류 거점이다. 중동 긴장이 격화되면 항공화물 노선 우회, 운항 지연 등 물류 대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동차 산업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가장 큰 리스크는 공급망 불안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중동·내륙·한국을 잇는 해상 루트를 통해 부품과 원자재를 조달해 왔는데 해당 루트에 차질이 생기면 생산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 특히 희토류나 정밀 가공 소재 등 특정 국가나 지역 의존도가 높은 품목은 충격이 더 클 수 있다.
황 교수는 "완성차 업계들은 기업 차원에서 대체 루트를 확보하고 대체 루트로 인한 비용 상승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특정 해역 리스크를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산업 전반의 비용구조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기업들은 연료비와 물류비 등 변동비 급등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일단 기업 측면에서 보면, 항공·물류 중심 기업은 연료선물·옵션을 통해 리스크를 회피해야 한다. 공급망을 재편해 부품 다변화, 재고 확보, 공급망 시뮬레이션과 비상대응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부 역할도 중요하다. 황 교수는 "정부 측면에서는 에너지 안보 강화를 통해 전략 비축을 확대해야 하며, 물류망 안정성 제고 측면에서 해상보험 지원, 인도적 보호와 대체 항로 개발을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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