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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中, 희토류 수출규제 완화 움직임…美·유럽 완성차업계 숨통

지난해 5월 23일(현지시각)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폭스바겐 본사 공장에서 골프8과 티구안 차량이 조립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5월 23일(현지시각)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폭스바겐 본사 공장에서 골프8과 티구안 차량이 조립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 규제를 일부 완화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과 유럽의 완성차 기업들이 직면했던 생산 중단 위기를 일정 부분 피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지난 8일 유럽연합(EU) 기업들을 대상으로 희토류 수출 면허 신청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그린 채널(green channel)’을 열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 마로시 셰프초비치 유럽연합 무역담당 집행위원 간 회담 직후 발표된 조치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EU 측이 상호적인 조치를 취해 중국과의 기술제품 교역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GM, 포드자동차, 스텔란티스 등 미국 완성차 업체들에 희토류 공급을 허가했다고 지난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4월부터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국방산업, 에너지 부문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일부 희토류 원소와 자석류에 대해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해 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한 데 대한 맞대응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조치로 희토류 공급 차질이 심화되자 유럽과 미국 자동차 업계는 생산 중단 가능성을 경고해왔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를 두고 “환영할 만한 진전이지만 실제로 신속한 승인 절차가 대기업에만 해당되는 것인지 전체 업계로 확대되는 것인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막시밀리안 부텍 독일상공회의소 중국지부 상무이사도 CNBC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조치는 서방 기업에 분명 긍정적인 신호지만 행정 절차가 워낙 복잡한 만큼 실질적인 속도 개선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라며 “단순한 발표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질적 이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이 카드를 꺼낸 것은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한 보복 조치인데 유럽 기업들이 그 여파를 함께 뒤집어쓴 상황”이라며 “유럽 기업들이 미중 무역전쟁의 십자포화에 놓이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원소 및 관련 소재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며 공급망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ACEA는 “희토류 자석의 글로벌 재고가 급감하고 있으며, 중국의 수출 규제 이후 지난 4월부터는 면허 승인 자체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ACEA 국제무역담당 이사인 조너선 오리오던은 “글로벌 재고가 거의 바닥나고 있어 다음달부터 생산 중단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유럽 자동차부품공급협회는 지난주 “중국 수출 규제로 일부 공급업체와 생산라인이 이미 멈췄으며 앞으로 몇 주 내 더 많은 중단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일본 완성차업체인 스즈키가 이같은 공급 차질로 인해 ‘스위프트’ 차량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난 6일 보도했다.

희토류 및 전략광물에 대한 수요는 향후 친환경 에너지 전환 가속화와 맞물려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당시 반도체 대란과 유사한 공급망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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