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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멀쩡한 새 차가 '가짜 중고차'로?…中 발칵 뒤집은 '0km 유령차' 뭐길래

수년간 가격전쟁·실적압박에 '꼼수' 판매…시장 질서 교란 우려
상무부, BYD·둥펑 등 회의 소집...실태조사 후 규제·자정책 마련 전망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 2024년 4월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베이징 국제 모터쇼(오토 차이나 2024)에서 관람객들이 비야디(BYD) 로고 옆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 2024년 4월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베이징 국제 모터쇼(오토 차이나 2024)에서 관람객들이 비야디(BYD) 로고 옆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지난 27일(현지시각) 중국 상무부는 비야디(BYD), 둥펑자동차 등 주요 완성차업체와 자동차 업계 단체, 중고차 거래 플랫폼 관계자들을 소집해 최근 급증하는 '주행거리 0km 중고차' 판매 현상을 놓고 논의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열리는 회의 내용은 비밀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주행거리 0km 중고차'란 차량 등록 후 번호판까지 발급받아 서류상 '판매 완료'로 처리됐으나, 실제 운행은 전혀 없었던 사실상 새 차를 중고차 시장에서 판매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이러한 현상은 수년간 이어진 자동차 업계의 치열한 가격 경쟁과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한 영업 전략 탓에 최근 빠르게 번지는 추세다.

◇ '꼼수 판매' 실태와 배경은?


앞서 창청자동차의 웨이젠쥔 회장은 지난주 시나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수년간 이어진 업계 가격 경쟁의 결과로 중국 시장에 '주행거리 0km 중고차' 현상이 나타났다"고 문제를 공론화한 바 있다. 웨이 회장은 "현재 중국 내 중고차 플랫폼에서 3000~4000개의 판매업체가 이런 차량을 팔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판매 방식이 완성차업체와 딜러들이 높은 신차 판매 목표를 맞추기 위해 차량을 일단 등록(판매 처리)한 후 실제 운행하지 않은 채 중고차 시장에 내놓는, 판매 실적을 부풀리려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

회의에는 비야디, 둥펑자동차, 리프모터(Leapmotor) 등 주요 완성차업체와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 중국자동차딜러협회(CADA), 중고차 거래 플랫폼 등이 초청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주행거리 0km 중고차' 판매 방식이 신차와 중고차 시장의 가격 질서를 어지럽히고 소비자 신뢰를 떨어뜨리며, 재고 관리 왜곡 등 여러 나쁜 결과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한편,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중국 상무부, 비야디, 둥펑자동차, 중국자동차딜러협회(CADA)는 즉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창청자동차와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는 논평을 거부했다.

이날 로이터의 회의 소집 보도 이후 비야디와 립모터 주가는 각각 3.1% 급락했으며, 홍콩 항셍 자동차 지수 역시 2% 이상 떨어지는 등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 中 당국, 대책 마련 착수…규제 강화하나


앞으로 상무부는 이번 회의에서 '주행거리 0km 중고차' 판매 실태와 원인, 업계 차원의 자정 방안, 필요시 정책 규제 도입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완성차업체와 관련 단체, 중고차 플랫폼들이 신차와 중고차 유통 과정의 투명함을 높이고, 판매 실적 부풀리기 같은 관행을 고치며,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등 자정 노력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중국 상무부가 신차 판매 실적 부풀리기와 가격 경쟁의 여파로 나타난 '주행거리 0km 중고차' 급증 문제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을 긴급히 소집함에 따라, 이 문제가 시장 질서와 소비자 신뢰에 미칠 나쁜 영향을 막기 위한 당국의 규제와 업계의 자정 노력이 본격화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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