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사상 최고가 대비 11% '뚝'...리오토·지리·장성자동차 주가도 동반 급락

중국 전기차(EV) 업계 1위인 비야디(BYD)가 대대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하면서 26일(현지시각) 홍콩 증시에서 중국 전기차 관련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이날 비야디 주가는 8.6% 급락하며 지난주 기록한 사상 최고가 대비 11%나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치열해지는 업계 경쟁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리오토(-3.17%)와 장성자동차(5.52%) 및 지리자동차(-9.46%) 등 주요 전기차 경쟁 업체들의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비야디는 지난 23일 최대 34%에 달하는 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비야디는 오는 6월 말까지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22종에 대해 한시적인 가격 할인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비야디의 이번 조치가 중국 전기차 시장 전반의 가격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격이 인하되면 비야디의 대표적인 소형 해치백 모델인 ‘시걸(Seagull)’ 가격은 약 20% 낮은 5만5800위안(약 7780달러·약1070만 원)에 판매된다. ‘시걸’은 1만 달러 미만의 가격으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듀얼모터 하이브리드 세단인 ‘실(Seal)’은 기존 대비 34% 인하된 10만2800위안에 제공된다.
비야디의 이번 가격 인하는 연초 ‘한(Han)’ 세단과 ‘탕(Tang)’ SUV(스포츠유틸리티) 모델의 출시 가격이 각각 10.35%, 14.3% 하락한 데 이어진 조치다.
중국의 전반적인 경기침체 여파로 소비자 수요가 위축되자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 가격을 잇달아 인하하고 있다.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중국승용차협회(CPCA)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내 자동차 대리점 재고는 350만 대, 재고 일수 기준으로는 57일에 달해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일부 할인은 이미 4월부터 적용돼 왔지만, 이번 공식 발표는 시장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강하게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비야디의 이번 추가 가격 인하가 경쟁 업체들의 연쇄적인 가격 인하를 유도할 것”이라며 “이는 이미 악화된 자동차 업계의 수익성을 더욱 압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극심한 가격 경쟁이 다수의 완성차 업체들의 실적에 타격을 주면서 업계의 구조조정 가능성도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