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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통화가치 초강세에 긴급 진화...“美와 관세 협상서 환율 논의 안 해”

대만 달러, 2거래일 동안 8% 폭등...라이칭더 총통 "외환정책 관련 허위보도 멈춰야..."
4월 14일 대만 타이베이의 엘리펀트 마운틴 전망대에서 랜드마크 타이베이101 건물과 함께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볼 수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4월 14일 대만 타이베이의 엘리펀트 마운틴 전망대에서 랜드마크 타이베이101 건물과 함께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볼 수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대만 달러화가 지난 2일에 이어 5일(현지시각) 거래에서도 미국 달러 대비 2거래일째 급등하자 대만 당국이 긴급 진화에 나섰다.
대만 달러화는 미국이 관세 협상의 일환으로 대만에 통화가치 절상을 요구했다는 관측이 확산하면서 지난 주말 이후 2거래일 동안 8% 가까이 폭등했다.

이는 지난 1980년대 이후 30여 년 만에 최대 통화가치 상승으로 대만 달러는 이날 2년여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이에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이날 이례적으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외환정책과 관련한 미국과의 협상에 대한 허위 보도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라이칭더 총통은 "대만의 대미 무역 흑자는 반도체 등 대만이 강점을 가진 기술 제품에 대한 수요 급증에 따른 것이며, 대만이 미국으로부터 한 번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만과 미국 간 무역적자의 원인이 환율과 무관하기 때문에 양국 간 협상에서 환율 문제는 언급될 사안이 아니다"라며 "악의적으로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행위를 즉시 중단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대만 중앙은행과 무역협상판공실도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외환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대만 정부는 지난 2일 미국과의 첫 ‘실질적인’ 관세 협상이 종료됐다고 발표하며 협상 분위기가 ‘솔직하고 우호적’이었다고 평가했으나, 환율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에도 양진룽 대만 중앙은행 총재가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미국과의 협상에서 환율 문제는 논의된 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만약 환율이 의제가 됐다면, 우리가 반드시 참석했을 것"이라며, 시장이 과도한 추측을 자제하고 냉정을 되찾을 것을 당부했다.

양진룽 총재는 "대만은 미국에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히며 "최근 대만 달러의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졌고, 이를 이용해 대규모 투기적인 움직임도 일부 포착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양 총재는 "지난 이틀간 이어진 비정상적인 상황은 여기서 마무리되길 바란다"면서 최근 중앙은행이 시장 안정을 위해 개입해 왔다고 설명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대만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큰 흑자를 내고 있으며, 지난해 흑자 규모는 전년 대비 83% 급증했다. 특히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제품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면서, 미국으로의 수출은 사상 최대치인 1114억 달러를 기록했다.
대만 달러화는 이날 미국 달러 대비 29.59까지 상승한 뒤 장 후반 상승 폭을 줄이며 3.7% 오른 29.96에 거래됐다. 대만 달러화는 지난 한 달 동안 10% 넘게 상승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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