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미·중 관세 전쟁에 중국 수출 공장들 생산 중단...관세 압박 여파에 주목

18년 역사 둥관더훙 전기가전 업체, 미국 주문 중단에 직원 해고
저장성·장쑤성 등 주요 수출지역으로 확산
2025년 4월 9일, 중국 장쑤성 쑤첸시 첨단 산업 개발 구역에 있는 베이더우 지능형 커넥티드 차량 기술(BICV)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스마트 자동차 중앙 제어 내비게이션 제품을 제조하는 생산라인에서 작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4월 9일, 중국 장쑤성 쑤첸시 첨단 산업 개발 구역에 있는 베이더우 지능형 커넥티드 차량 기술(BICV)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스마트 자동차 중앙 제어 내비게이션 제품을 제조하는 생산라인에서 작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주요 수출 제조업체들이 미국과의 무역 갈등 심화로 생산을 중단하며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이는 중국 수출산업의 구조적 쇠퇴가 시작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에포크 타임스는 최근 18년 역사를 가진 중국 광둥성 둥관시의 가전제품 제조업체 '둥관더훙전기(Dongguan Dehong Electrical Appliances Co., Ltd.)'가 지난 11일부터 모든 직원에게 한 달간 휴가를 통지했다고 보도했다. 회사 측은 고객 주문 중단과 미국의 관세 인상 등 외부 경제 환경 변화를 이유로 들었다. 회사는 상황에 따라 한 달 안에 후속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20073월 설립된 둥관더훙은 가전제품을 연구개발, 제조하여 전량 미국과 유럽에 수출해왔다. 회사는 휴가 기간 직원들에게 기본급을 지급하며, 퇴사를 희망하는 경우 즉시 임금을 정산해주겠다고 밝혔다.

중국 소셜미디어에 따르면 이러한 생산 중단 현상은 중국 최대 수출지역인 저장성을 넘어 장쑤성의 쑤저우, 광둥성 일대의 주요 수출 도시들로 확산되고 있어 중국 대외무역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이는 시진핑 주석이나 중국 정부가 미국의 관세 부과에 강경 대응 기조를 보이는 이면에 실제 중국 경제 현장이 크게 동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구조적 쇠퇴의 신호"...저부가가치 시장 전환과 유럽 무역으로 버티기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저장성 최대 수출 중심지인 이우의 전 공장 소유주 판 씨(당국 보복 우려로 실명 비공개)는 중국어판 에포크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미국으로의 수출 주문은 완전히 사라졌다""경제 환경은 이미 악화된 상태였는데, 중국 정부가 미국에 대한 관세 인상으로 계속 맞대응하면서 이우의 모든 사업체가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중국 경제에 대해 비관적 전망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경제학자 데이비 웡(Davy J. Wong) 박사는 지난 22일 에포크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둥관은 일반적 의미의 대도시는 아니지만, 중국 글로벌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산업의 발상지 중 하나이자 노동집약적 세계 수출의 거점"이라고 설명했다. 웡 박사는 "둥관더훙과 같은 대형 공장마저 버티지 못한다는 것은 중국의 전체 수출 제조업이 축소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며 "중국 중소기업들은 현재 높은 관세와 수요 감소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웡 박사는 이 공장들이 완전히 파산 신청을 하는 대신 "자기 보존을 위해 최소한의 가동률로 반휴면 상태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 중 많은 업체가 공식적으로는 영업 중이지만 대부분의 직원은 이미 떠났다""영원히 폐쇄된 것이 아니기에 공식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이런 종류의 조용한 추락이 가장 무서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웡 박사는 미중 관세 전쟁이 세계 경제와 정치 지형을 재편할 것이라며, 미국의 목표는 "단순한 관세 협상이 아닌 보편적 가치와 공통의 법률 체계를 갖춘 새로운 공급망 구축"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이 준수할 수 있다면 가입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소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지난 25일 에포크 타임스는 전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완전히 붕괴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세 가지 생존 수단에 의존할 것으로 예측했다. "첫째, 부동산의 잔존 가치가 여전히 적은 현금흐름을 가져오고, 둘째, 지방정부 부채가 끊임없이 연장되면서 오늘의 빚이 내일로 미뤄지며, 셋째, 미국 수출 감소분을 아시아·아프리카의 저부가가치 시장과 유럽과의 무역 확대로 대체하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 난화대학교의 쑨궈샹(Sun Kuo-hsiang) 국제문제·경영학 교수는 에포크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관세 전쟁이 지속됨에 따라 중국은 외교, 기술, 군사 분야에서 대립을 강화하는 등 비경제적 대응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쑨 교수는 "양측이 자국 경제에 더 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일부 관세 인하, 무역 협정 재협상 또는 다자간 틀 내에서 타협점을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145%의 관세가 "상당히 낮아지겠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최근 중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과 통화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