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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 美 달러화, 연준 독립성 문제로 또 타격...3년여 만에 최저치 경신

미국 달러 지폐와 주가 하락 그래프가 겹처져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달러 지폐와 주가 하락 그래프가 겹처져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 전쟁으로 최근 안전자산으로서의 위상에 타격을 입은 미국 달러화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해임을 둘러싼 논란 속에 21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낙폭을 키웠다.
지난 18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연준을 향해 금리 인하를 재차 촉구하고 파월 의장의 해임 가능성을 시사해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너무 늦은 파월은 유럽중앙은행(ECB)처럼 진작 금리를 인하해야 했고, 지금이라도 반드시 인하해야 한다"면서 "파월의 해임을 더는 미룰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파월 의장을 해고할 수 있는지 계속 연구하고 있다"고 밝힌 뒤 달러 매도세는 한층 거세졌다.
이날 부활절 연휴로 대다수 유럽 시장이 휴장인 가운데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한때 97.682까지 하락한 뒤 뉴욕 시장 후반 1% 내린 98.38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2022년 3월 이후 최저치다.

달러화는 스위스 프랑화에 대해 10년 만에 최저치를 다시 썼고, 유로화에 대해서도 3년여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달러는 엔화에 대해서도 지난해 9월 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약세 기조를 면치 못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뉴욕 시장 후반 1% 오른 1.1505달러에 거래됐고, 달러/엔 환율은 0.89% 내린 140.91엔에 거래됐다.

모넥스의 외환 트레이더인 헬렌 기븐은 블룸버그에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연준 의장을 해고할 가능성에 대해 숙고하는 것은, 설령 그 생각이 결실을 보지 못한다 해도 국제 사회에 미국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더 나아가 안전자산으로서 달러화의 위상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이라고 말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데이터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달러화에 대해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비관적인 시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 FHN 파이낸셜의 윌 콤퍼놀 거시 전략가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매우 소중하며 이를 잃어버리게 되면 되찾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파월 의장에 대한 트럼프의 위협은 미국 자산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신뢰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여전히 관세 문제가 달러 약세의 주요 동인"이라고 말했다.

이날 채권 시장에서는 미국 국채 수익률이 장기물 중심으로 상승했고 주식 시장에서는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2% 넘게 급락하는 등 미국 자산 전반에 대한 신뢰도 하락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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