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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145% 대중 관세, 뉴욕 차이나타운 소상공인 '직격탄'

식재료·생필품 가격 10~50% 급등..."9·11 테러보다 더 큰 경제적 타격"
2025년 4월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미국과 중국의 관세를 둘러싼 무역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의 상업 지역에서 한 사람이 길을 건너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4월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미국과 중국의 관세를 둘러싼 무역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의 상업 지역에서 한 사람이 길을 건너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고율 관세 정책이 뉴욕 차이나타운 상권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0(현지시각) 중국계 미국인 소상공인들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된 145% 관세로 인한 비용 상승을 늦추기 위해 물품을 대거 비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 차이나타운에서 26년간 '대만 돼지고기 구이집'(Taiwan Pork Chop House)을 운영해온 앤디 왕 씨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운영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비축해야 한다""여기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은 중국에서 온 것이며 미국에는 대체품이 없거나 매우 비싼 것만 있다"FT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쌀로 만든 술부터 플라스틱 용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품을 사재기하고 있지만, 중국산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인해 폐업과 조기 은퇴를 강요받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은 유연성의 징후를 거의 보이지 않는 가운데, 뉴욕의 수천 개 중국계 미국인 중소기업들이 사상 최악의 미·중 무역 전쟁에 대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의 공격적인 관세 인상은 생계유지를 위해 중국 상품에 의존하는 지역사회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뉴욕의 시민단체인 차이나타운 파트너십(Chinatown Partnership)의 웰링턴 첸 전무이사는 "관세는 중국계 미국인 사회에 지속적이고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경제적 영향이 20019·11 테러 이후 차이나타운이 겪었던 것보다 더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도시 중 중국인 인구가 가장 많은 뉴욕은 스위스와 호주를 제외한 다른 어느 곳보다 중국에서 더 많은 상품을 수입하고 있다. 특히 중국계 미국인 소매업체와 음식점들은 매장을 채우고 주방을 갖추기 위해 중국 공급업체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관세 전쟁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고객, 단기간 두 배 가격 감당 어려워"... 재고 소진 후 더 큰 충격 예상


왕 씨는 "저렴한 가격을 받으면서도 중국에서 조달해 수익을 낼 수 있다"며 돼지갈비 요리를 뉴욕 기준으로 저렴한 8달러75센트(12400)에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 모델은 트럼프의 관세 인상으로 중국산 제품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

중국인 밀집 지역인 뉴욕 플러싱의 C&A 슈퍼마켓 총지배인 우 지안시 씨는 "우리 고객들이 짧은 시간 내에 100달러에서 200달러로 오르는 가격을 받아들일 수 없다""그들은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욕의 식품 도매업체 3곳은 워싱턴이 베이징에 최근 관세를 부과한 이후 중국 내 공급업체와의 거래가 급감했다고 전했다. 뉴욕에 본사를 둔 무역회사 스트롱 아메리카(Strong America Ltd)의 소유주 덩 롱 씨는 "중국은 미국과 경제 단절을 준비하는 것 같다"며 중국 공급업체들이 관세 부담을 분담하는 데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욕 차이나타운의 뉴 캄 맨(New Kam Man LLC) 매장 매니저 헤이 찬 씨는 지난주 중국과 홍콩 파트너들에게 관세 분쟁이 "해결"될 때까지 100만 달러(142400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건조 버섯 선적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FT는 수입 급감으로 도매업체의 재고가 감소하면서 일부 업체는 가격을 인상하거나 판매량을 제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트롱 아메리카의 덩 씨는 "145%의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 제품을 원래 가격에 판매하면 무료로 제공하는 것과 같다"며 이번 주에 10% 가격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다음 주에도 가격을 추가로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도매업자들은 재고를 확보하려는 구매자들을 위해 최대 판매 할당량을 설정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만 돼지고기 구이집의 왕 씨는 "정말 딱하다. 모두가 사재기에 나섰다"며 최근 전자레인지용 그릇 6개를 주문했으나 한 상자만 구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차이나타운과 플러싱에 있는 6개 중국 슈퍼마켓은 FT에 쌀과자부터 향신료에 이르기까지 중국산 제품 가격을 최근 관세 인상 이후 10%에서 50%까지 올렸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중국계 사업주들은 관세 인상 전에 구매한 재고가 2개월 이내에 소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추가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FTC&A 슈퍼마켓의 우 씨와 인터뷰를 통해 "빠르면 다음 달부터 시장이 고율 관세가 부과된 수입품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중국 상품 가격이 "급등"할 수 있으며 단 하루도 145%의 관세 부담으로 영업할 수 없다"는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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