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관세율 25% 유지하면 경기침체 막기 위한 조기 금리인하 필요"

월러 이사의 경제 전망은 연준이 지난달 19일 분기 말마다 공개하는 경제전망예측(SEP)에서 제시한 것보다 훨씬 더 어둡다. 연준은 그 당시에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중간값)를 작년 12월의 2.1%에서 1.7%로 내렸다. 연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 예상치는 2.7%(종전 2.5%)로, 연말 '근원 PCE 물가 상승률'(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품목을 제외한 물가 상승률) 예상치는 2.8%(종전 2.5%)로 올렸다. 연말 실업률 예측치는 종전 4.3%에서 4.4%로 소폭 상향했다.
월러 이사는 이날 세인트루이스 CFA 협회 주최 행사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높게 유지되더라도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균 25%의 관세가 최소 2027년까지 지속되는 ‘고관세 시나리오’와 최소 10%의 관세만 유지되고 나머지 관세는 차츰 소멸하는 ‘저관세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고관세 시나리오에서는 성장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러 이사는 고관세 시나리오에서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나 기대 인플레이션이 잘 고정돼 있으면 인플레이션은 2026년에 보다 완만한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몇 달 안에 오르기 시작하고 난 뒤 이르면 올해 말께 우리의 목표를 향해 다시 내려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관세 시나리오에서 경제성장에 대해 "올해 후반에 상당히 둔화하고, 이러한 느린 속도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 수요 약화가 인플레이션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그가 설명했다. 월러 이사는 “성장 둔화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경기침체 위협이 있으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더 빠르고 더 큰 폭으로 금리를 내리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빠르게 둔화하면 인플레이션이 2%를 크게 웃돌더라도 경기침체 위험이 인플레이션 가속 위험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고관세 시나리오에서는 몇 달 안에 5%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이 출현할 수 있다고 그가 내다봤다.
월러 이사는 저관세 시나리오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고관세가 유지될 때보다 상당히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 인플레이션의 정점은 3% 부근에서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월러 이사는 저관세 시나리오에서는 통화정책이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발표한 상호 관세 규모가 예상보다 극적으로 컸고, 관세는 '방 안의 코끼리'라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11일 푸에르토리코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이민 감소로 인한 노동력 증가세 둔화와 불확실성, 관세의 복합적 영향을 고려할 때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수준(2.8%)에서 크게 둔화해 1%를 다소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3.5~4%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실업률이 현재 4.2%에서 4.5~5.0%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