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국방비 지출 2배 확대...중국 견제 강화 포석

뉴질랜드가 중국에 대한 억지력 강화를 목표로 국방비 지출을 대폭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크리스토퍼 룩슨 총리 정부는 7일 국방역량계획을 통해, 현재 GDP의 1% 수준인 국방비를 8년 이내에 2%로 늘리겠다고 밝혔다고 8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발표된 이번 국방역량계획에는 향후 4년간 120억 뉴질랜드달러(약 66억 달러)의 자금 지원과 90억 뉴질랜드달러의 지출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현재 뉴질랜드는 국방비로 연간 약 50억 뉴질랜드달러를 지출하고 있어, 이번 계획은 기존 지출 규모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새로 확보된 자금은 인력 증원과 함께 새로운 수송기, 미사일 시스템 업그레이드, 해상 헬리콥터 도입 등 장비 현대화에 사용될 예정이다. 또한, 노후화된 호위함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도 상당한 투자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룩슨 총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글로벌 긴장이 급속히 고조되고 있으며 뉴질랜드가 세계 무대에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국방비 지출 수준이 너무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계획이 자금 조달을 위한 "천장이 아니라 바닥"이라고 강조하며, 향후 더 많은 예산이 추가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국방 계획은 특히 중국의 해양 확장에 대한 우려를 명확히 반영하고 있다. 지난 2월 중국군은 뉴질랜드에서 멀지 않은 태즈먼해에서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으며, 국방 계획은 "중국 군사력의 급속하고 불투명한 성장"에 대한 우려를 명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또한, 이 계획은 뉴질랜드와 호주 간의 방위 협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양국의 군사 장비와 인력이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상호운용성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계획에 따르면, 뉴질랜드 군은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를 포함한 파이브 아이즈 동맹국들뿐만 아니라 국방 파트너인 말레이시아, 일본, 한국과도 더욱 긴밀한 상호운용성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뉴질랜드는 파트너 국가들의 타격 능력에 부합하는 자체 타격 능력을 잠재적으로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국방력 확장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필요한 인력을 모집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현재 8,700명의 정규군 병력을 보유한 뉴질랜드 방위군은 2040년까지 2,500명의 병력을 추가로 확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국방비 확대 계획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뉴질랜드가 호주 및 다른 서방 동맹국들과 함께 안보 태세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특히, 뉴질랜드는 전통적으로 평화주의 외교정책을 추구해왔으나, 최근 지역 안보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여 보다는 적극적인 국방 정책으로 선회하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는 앞으로 2년마다 이 계획을 정기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며,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 따라 필요한 조정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